매일 쓰고, 매일 찢었다

by 책방삼촌


매일 밤,

꿈 대신 백지 위에 별을 심고

아침이 오면

그 빛을 거두고 종잇장을 찢었다


서른 해,

만 번 넘는 새벽이 지나도록

나의 펜은 차갑게 얼어붙고

가슴에는 먹물 자국만 깊었다

날 선 채 접어둔 마음 위로

책장처럼 먼지만 쌓여 갔다


굳은 손으로 이제야

낡은 펜을 다시 쥔다

바스러질 듯 희미한 용기 한 줌을

마른 심장에 간신히 잉크로 채운다


찰나의 눈길 세워

삼십 년 밤들을 탐하려는가

이 문자에 깊이 박인

서른 해의 눈물 한숨 웃음과 깨달음

그 삶을 통째로 삼키지 않고서야

어찌 그대의 문장이 되리라 믿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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