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1

by 책방삼촌


저 동산을,

저 마을과 길을,

빗방울과 바람도

끝을 향해 한참 달리곤 하는

저 커다란 운동장을,

난 계속 그려야만 해


고작 수돗가에서

여기까지 헐떡이며

찰방찰방 물 한 통 길어온 내게

연둣빛 물감을 비틀며 넌 말했던가

허둥이던 내가 너를 온전히 들었을까


그래

오래오래 그려줄래?

꽃씨 폴폴 날리는 이 봄

햇살 머금은 물통 하나 놓고

우리 붓질하던 맑은 수채화


난 그런 널 그려야 해

그게 내 숙제야

저 바람을 그릴 수 있나

네 마음은 그릴 수 없을까

나의 도화지엔 온통 너

그건 숙제이고 나의 바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