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숨은비 Aug 30. 2023

몹쓸 짓​

보미오면

° 몹쓸 짓



 에스더 집은 남동생함께 있어서 좋았지만, 나쁜 기억이 있는 곳이라기억하기  곳이다.


육원 집들은 대부분 남자 집 여자 집으로 나누어져 있었, 에스더 집은 섞여있었다. 남자 방, 여자 방으로 나뉘기는 했지만 그저 바로 옆방이었고 넘나들기는 너무 쉬웠다.


초등 저학년이었던 유신, 보미, 유영, 아림 한 살 차이 나던 꼬마들이었고, 자주 싸우기 했지만 그보다 잘 놀고 이야기도 많이 했다.




언제부터가 시작이었을까?

어릴 때부터 부지런히 성추행을 당했다.


보미가 예쁘장해서였는지 가장 많은 학대가 있었다. 한두 명이면 끝날 일 많을 땐 서너 명이었으니 말이다. 에스더집뿐 아니라 고아원의 다른 집 오빠들도 보미를 데려갔다.


 에스더 집에서 가장 사고뭉치였던 오빠 말고는 모두 보미를 추행했다. 어려서 성기 삽입은 되지 않았지만 손가락을 집어넣기도 하고 만지며 사정할 때까지 성추행을 계속했다.


본인들은 서로 말하지 않아서 몰랐겠지만 한 명이 끝나고 다른 오빠가 데려갈 때면 TV에서 처럼 '혀를 깨물면 죽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그 순간을 버텼다. 흔히 전설의 고향에서나 나오는 자살 방법을 따라 하려고 했다.


 나무로 된 붙박이장 안에서,

책상 아래에서,

교회 커튼 뒤에서,

집 화장실,

공중화장실 등등...

장소 불문하고 소리 지를까 입을 막은 채 많은 성추행을 당했다.



아무리 자는 척을 해도 가벼운 보미를 들고 옮겨갔고, 손을 끌고 데려갔다. 눈만 감고 있다고 안 자는 줄은 모르 않을 텐데 자는 척을 하면 자는 줄 알 거라 생각했다. 매일 온몸에 바짝 힘을 주고 끌려가지 않으려 버텼다. 하지만 고등학생 오빠들을 이겨내고 반항할 수는 없었다.



어린 우리들은 한 이불에서 잤는데 밤에 들어와서 추행하니 옆에서 깰 수밖에 없었다. 옆 사람에게 하면 그저 '오늘은 내가 아니구나' 안도하는 수밖엔 없었다.

 우리는 분명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성추행을 당한 스스로가 부끄러워서  밖으로 꺼낼 수 없었다.


 나중에 고등학생 언니를 술 마신 고등학생 오빠가 성폭행하려던 일이 크게 이슈가 되면서 그 소굴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때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지만 짐승들에게 벌을 줄 수는 없었다. 그저 남자 집여자 집으로 나뉘었을 뿐.


 그렇게 어린 보미를...

 꽃 같을 어린아이를...

 어떻게 그렇게 학대할 수 있었을까...


어릴 적엔 몸 소중한 줄 모르고, 불법인 줄도 모르고 보도방(성매매) 하면 돈도 많이 번다니까 '그거나 해야지?'라는 생각도 했었다. 이 행위가 그렇게 아무렇게나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가끔 끔찍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 그때마다 그 오빠들은 평생 불행하면 좋겠다고 여전히 생각한다.


 같이 살던 사람 중 멀쩡하게 자란 사람은 보미 혼자뿐이다. 한 명은 고등학교 때 임신하고 자퇴 후 보육원 퇴소까지 했고, 한 명은 성매매 업소에서 일을 했다. 그리고 나머지 한 명은 고등학교 때 별이 되었다.



 정말 이런저런 사고는 착한 사람들이라는 것을 아는데... 똑바로 정신 안 차서 나쁜 길로 빠진 거라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멀쩡히 살아가고 있는 미는, 

 스스로도 잘 컸다고 생각한다.







이전 04화 저의 집은 고아원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