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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샨띠정 Oct 26. 2021

1. 북카페 건축을 시작하다.

합주와 같은 건축

연구소와 북카페를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건축할 대지를 알아보고, 건축 설계 도면을 그려 건축 허가를 받은 게 바로 엊그제 같기만 하다.


1.  토지 구입과 설계 도면, 건축 허가

감사하게도 우리를 위해 예비된 대지가 있었다.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주님의 은혜로 고비를 잘 넘길 수 있었다. 우리가 구상하는 건물의 도면을 설계사와 함께 그려나가며 완벽하지 않지만 대략적인 설계 도면을 만들어 나갔다. 마침내 건축 허가를 받았다.


2  측량과 시공사 견적과 상담

허가받은 설계 도면을 따라 다시 정확하게 토지 측량을 해야만 했다. 순서에 따라 설계 도면을 들고 다니며 여러 시공사 사장님들을 찾아뵙고 상담을 하기 시작했는데, 공사 견적서를 받아 검토하는 시간이 무려 2개월이 넘게 걸렸다. 건축 공사를 맡아줄  시공사를 정하는 기간이 가장 힘들었다.


건설사 사장님들은 한결같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실 뿐만 아니라 마음에 쏙 드는 건물을 잘 지어주실 거 같다가도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거기에다 설계 도면을 너무 간단하게 그려 놓아서 완공 후에 시공사와 건축주 사이에 분쟁 소지가 많아 보였다.


3. 건축학(?) 공부와 기다림

그럴수록 더 공부하고 연구하며, 시공사들을 만나 구체적인 우리의 계획을 나누며 합의점을 찾아 나가기 시작했다. 결정은 결코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

임시로 거주하는 이곳에서 하루라도 빨리 건축을 마치고 입주를 하고 싶은 욕심을 내려놓았다. 조금 천천히 가되 돌다리를 두들겨 보듯이 기도하며 마음의 확신이 설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다행히 8월에 미리 토목 공사는 마쳐 놓은 상태라 건물을 짓기만 하면 되었다.  하지만 전기와 수도, 폐기물 처리 등 너무나 많은 일들이 함께 병행된다는 것 또한 알게 되었다.  이래서 '건축하면 10년 늙는다'는 말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건축 관련 책도 읽어보고, 유튜브에서 건축 관련 강의도 들어 보며, 특히 EBS의 다큐 '집'을 재미있게 챙겨보면서 건축에 대해 조금씩 눈을 떠가기 시작했다. 조금씩 더 배워가면서 건축은 함부로 쉽게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럴수록 여유를 가져야 했다. 급한 마음으로 시공사를 정해버릴 수가 없었다.  


4. 시공사 선정

견적을 받은 모든 시공사와 같이 건축을 할 수 없고, 우리와 뜻을 맞추어 팀워크를 이룰 수 있는 한 곳을 정해야만 했다.  후에 견적 받은 시공사 사장님들께 양해를 구하며 감사 인사를 남기는 방도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시공사를 정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으며 기도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주님이 마음에 확신을 주는 사공사를 만나게 하시며,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직 시공사를 못 정했으면 소개해주고 싶은 분이 계시다며, 우리의 마지막 시공사와의 상담이 이루어졌다. 동생의 추천을 받은 세움 건설에서 건축한 신도시의 여러 단독주택을 돌아보며 사장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마음에 함께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왔다.  


서 사장님은 우리가 꿈꾸던 건물에 대한 그림을 이야기할 때마다 우리의 의도와 계획을 그대로 잘 읽어내셨다. 예산도 넉넉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우리의 처음 예산보다 조금은 높지만 적정한 건축비로 함께 건물을 만들어 가기로 마침내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오래된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았다.  


5. 착공계와 감리 선정, 공사 시작

감리가 선정되고 착공계가 떨어졌다. 공사를 시작해도 된다는 승인이 떨어진 것이다. 현장에 컨테이너와 간이 화장실이 세워졌다. 그리고 바닥에 건물이 들어설 자리를 미리 표시해 두는 작업을 해두니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우리 공사의 처음부터 준공까지 감리를 맡아 책임져 주실 감리사님과 시공사 사장님, 설계사 사장님이 착공을 앞두고 진진한 논의에 들어갔다. 서로가 서로를 견제하며, 확인하고, 체크하는 과정을 보며 건축 공사가 결코 어느 한 부분으로만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공사는 시작되었다.

이것은 마치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는 합주를 시작하는 것과 같다. 어느 누구 한 사람의 소리가 더 커서도 안되고, 서로가 조화를 이루어 가며 주어진 규칙을 따라가면 되는 것이다.


악보를 보며 각각의 악기가 연주를 묵묵히 해나가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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