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하늘 한번 쳐다보고
시댁에서 차린 생일상
아리송하다. 나의 허당 미(美)
by
샨띠정
Oct 15. 2021
전화벨이 울렸다. 사실 진동 소리이다.
언제부턴가 내 전화는 24시간 진동모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전화를
못 받고 지나칠 때도 있지만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면 바로 전화를 내편에서 걸곤 하는 게 일상이 되었다. 그게 편하고 좋다.
"토요일이 생일이지? 미역국 끓여줄게 와서
밥 먹어."
시어머니께서 전화를 주셨다.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와. 미리
연락 주고."
"네.. 감사합니다
. 금요일 5시쯤 갈게요."
"왜 토요일은 안 되니?"
"네..."
(흠.. 생일날
을 시댁에서 보내는 건 좀 거시기 한데..)
오늘 5시에 시댁으로 향했다.
이것저것
밑반찬을 맛있게 준비하신 어머니께서는 미역국과 밥은 아직 준비를 미처 못하셨다. 그럼 그 일은 내 몫이다.
쇠고기를 넣어 미역국을 끓이고 불고기를 볶아서 저녁 생일상을 차렸다. 시댁에서 나를 위한 내 생일상을.
뭔가 아리송하다. 좋은 건지 안 좋은 건지.
저녁을 먹고 설거지까지 마치고 차 한잔을 마시고 쉬었다가 일어나려는데...
"집에 가면 잠밖에 더 자니? 뭐하러 일찍 가."
어머님 말씀에 9시에 줌으로 독서 클럽장 모임이 있어서
가야 한다고 양해를 구해야만 했다.
그리고 현관문을 나서며 용돈을 쥐어주시는 시부모님, 그런데 남편에게 주셨다. 남편에게 내일 케이크 사주라고 당부하시면서. 흠....
아, 그리고 거실에 앉아 뉴스를 보다가 어머니께서 남편의
구멍 난 양말을 발견하셨다.
"얘, 양말이 왜 그러니?"
샤이니와 나는 헛웃음과 어이없는 깔깔거리는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 순간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에 왜 그리 웃음보가 터졌는지.
새양말 한
켤레를 꺼내 오신 어머님이 건네시는 양말에 내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는 건 안 봐도 사진기다.
왜 하필 시댁 가는 날, 빵구난 양말을 신느냐고요!!!
뭐 내 잘못이라 해두자. 양말 단속 잘하자.
오늘도 나의 이
허당 미가 발휘되는 날이었다.
그래도 가을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가을 풍경
keyword
시댁
생일
미역국
14
댓글
2
댓글
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샨띠정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에세이스트
김치가 바라본 카레 세상 인디아
저자
'북카페 꿈꾸는 정원'을 가꾸며 지키는 정원 지기.
팔로워
164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내 친구 경진이를 그리워하며
관계의 거리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