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쓰려면

by 작가 전우형

지치는 날이 있습니다.

가장 아끼는 옷을 가슴에 대고

거울 앞에 섰습니다.

옷은 그대로인데 나만 늙은 것 같습니다.


상한 곳은 수선해주었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세탁해주었습니다.

먼지 앉을까 비닐로 씌워 걸어두었습니다.

하지만 정작, 나는 그렇게 아껴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따라

잔주름이 유난히 쓰라리고 아픕니다.

종이에 베인 손가락처럼

움직일 때마다 신경이 쓰입니다.


아껴주어야겠습니다.

아껴 써야겠습니다.

나도 오래 쓰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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