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인 '나'는 소년 시절 우연히 영주의 저택을 방문하게 되고 거기서 병약하게 태어나 평생을 병상에서 지내는 마리아라는 여성을 만난다.
이후 헤어진 두 사람은 성인이 되어 다시 만나 철학과 사랑과 종교에 대하여 서로 대화를 나누는 중 서로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병약한 마리아는 끝내 숨을 거두게 되고, 그녀를 평생 돌보던 노의사가 주인공에게 마리아의 죽음과 자신의 당부를 전한다.
어떤 옛 현자는 이런 말을 했다.
"나는 난파당한 작은 배의 조각들이 바다 위를 떠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중에서 몇 개의 조각은 서로 만나 잠시 붙어서 다녔으나 잠시 후 폭풍이 덮쳐와 그 두 조각을, 하나는 서쪽으로 하나는 동쪽으로 몰로 가 버렸다. 그것들은 이 세상에서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인간의 운명도 이와 같다. 다만 그와 같은 커다란 난파를 본 사람이 아무도 없을 따름이다. - P29
"그런데 사랑에 있어서도 확실한 사랑의 표시를 나타내지 않으면 어떤 사람이 자기를 사랑하고 있는지 어떤지를 알아내기는 참으로 힘든 일이라고 생각되는군요.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자기 스스로 사랑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아낼 수가 없다고 말입니다. 그건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사랑을 믿는 범위 내에서만 다른 사람의 사랑을 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65
"당신은 왜 나 같은 것을 사랑하시는 거예요?"
"왜냐고요? 마리아, 어린아이에게 그가 왜 태어났느냐고 물어보십시오. 태양에게 왜 비추느냐고 물어보십시오.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에 당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