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달리는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2015년도에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였다. 3여 년 달리기를 멈추고 직업상 산을 더 많이 갔던 시기가 있었는데, 회사 업무가 변경되어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과거에 참여했던 '마라톤 교실'(유료)에 다시 참여하게 되었다. 달리기를 멈춘 3년 동안 몸도 마음도 많이 무너져 있었던 시절이었는데,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면서 회복이 되었고, 2018년도에는 최고의 전성기로 최고의 개인 기록을 10km, 하프, 풀 코스 모두 경신하고, 꿈의 무대인 '뉴욕 마라톤'까지 완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2019년 2월부터는 개인 사정으로 마라톤교실에 참여하지 못하고, 남산을 주 무대로 동호회 분들과 함께 달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어찌 보면 가장 달리기의 전성시대였던 마라톤 교실에 참여하던 그때 함께 훈련했던 러닝 파트너를 오늘 오랜만에 만나 함께 달리게 되었다.
코로나 시절이라 누구를 맘 편하게 만나자고 하기도 어렵고, 카톡으로 가끔씩 안부만 물어보며 지내다가, 그분도 이번까지 마라톤교실에 참여하고 나오게 된 것을 알게 되었다. 체계적인 훈련 등으로 그동안 만족도가 높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주말에 2번 연속 훈련하는 것이 아직 나이가 어린아이들이 있는 그에게 부담이 되었고, 가장 큰 것은 나 같은 또래 분들이 교실에 없어서 함께 달릴 수 있는 분들이 이제는 거의 없다는 현실 때문이었다. 나로서는 충분히 이해가 되었고, 이번 주에 혹시 시간이 가능하면 남산에서 함께 뛰는 것을 제안하였고, 그도 흔쾌히 동의하여 남산에서 토요일 아침 7시에 만나기로 하였다. 코로나 이전에 만나고 거의 2여 년 만에 만나는 약속에 이번 한주 그와 만남을 기대하며 매우 그 시간이 기다려졌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더더욱 느끼는 것이 러닝 파트너이다. 짧은 거리는 혼자 달릴 수 있으나 10km 이상의 거리를 뛰려면 누구와 함께 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혼자 뛰면 빨리 갈 수는 있으나, 멀리 가려면 함께 뛰어야 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더욱이 나 같은 경우 요즘 더 혼자 달리는 것이 힘들게 느껴지고, 시간이 맞는 누군가와 함께 달릴 수만 있으면 약속을 잡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약속한 장소와 시간에 만나, 남산에서 출발하여 경복궁을 돌아 삼청동과 북촌을 거쳐 다시 남산으로 돌아오는 약 11km를 1시간 30분 동안 즐겁게 달렸다. 가족과의 이후 시간의 약속이 잡혀 있어 긴 시간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오랜만에 그와 만나 달리는 그 시간이 참으로 즐겁고 행복했다. 낙엽이 지는 가을의 남산을 소개해 줄 수 있어 좋았고, 그 또한 마라톤 교실에서 매번 체육공원 트랙 위주로 달리는 것에 벗어나, 자유롭게 달릴 수 있고 눈 호강한다며 반기는 남산과 도심의 가을의 모습을 보며 꽤 만족하는 것 같았다.
이 가을, 가까운 누구와도 좋으니 약속과 시간을 잡고 남산에 가 보면 어떨까? 묵혀 있던 마음을 훌훌 털어 버리고, 가을빛으로 덮인 남산을 보노라면 그것만으로 감사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더욱이 보고 싶었던 사람과의 만남이라면 더욱 행복할 것이다. 나 또한 그런 남산을 오늘 오후 가족들과 다시 가려고 약속을 잡았다. 좋은 추억을 만들고, 자연과 사람에 대해서 감사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