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나에게도 찾아올 40대의 교수님께
음.. 그러게 나도 몰랐는데 나에게
나이 든 늙은 남자들을 집어삼켜서 소년으로 만드는 고약한 취미가 있더라고.
그들이 젊은 내 나이를 보고 어쩌면 생생함을 보고 아직 돈을 벌어보지 못한 탓에 꿈이라는 걸, 이타심이라는 걸, 인류애라는 걸 이뤄보겠다는 순수함을 보고, 나에게 불같이 빠져드는 걸 느껴
왜 나는 나이 든 남자들이 이렇게 꼬일까 짜증이 났는데 이제는 이유를 알겠네. 시간이 지나면 밝음을 소유한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앞뒤 안 가리고 푼수처럼 농담하던 시간들은 없어지고, 그러면서도 인생에 대해 삶에 대해 질문해주어서 그들의 나이듦을 권위로 바꾸어주는 사람은 많지 않거든.
주름 진 눈가의 빛이 일순간 바뀔 때에 말이야
그치만 나는 그 사람들에게 환상일 뿐이지.
이제는 그 환상마저 사라졌을 테지만
언젠가 나도 그 교수님처럼 40대가 되면 지금의 나를 사랑하게 될까?
어쩐지 나는 그 사람을 미워할 수 없을 것 같아.
누구나 자기 젊은 날을 그리워하잖아
고작 25살인 나도 20대 초반의 나를 부러워하는 걸
나를 보며, 자기 젊은 날이 떠오른다고, 함께 있을 땐 잊었던 많은 것들이 떠오른다고 했던 그의 말은 순수한 것일까 비열한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