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 수 있다!
사실 나의 퇴사에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나에겐 꽤나 뼈아픈 상처였기 때문에 언젠간 써야지 싶었지만 이 얘기를 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그러다가 이 얘기를 하기로 마음먹은건, 얼마전 취준생끼리의 모임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하다가
결국 나오게 된 내 얘기를 들었고 많은 취준생들은 충격을 받았고;;
그래서 음 그래 기왕 남들 앞에서 말하게 되었으니 글로도 써봐야겠다 라고 마음을 먹었다.
(욕없이 도저히 쓸수가 없어서 이번 글에는 자제했으나 욕설이 가득하므로 불편하신 분들은 이번글은 읽지 말아주세요)
업계를 정확히 말하면 모두가 알거 같은 작은 업계기에 정확하게 말하기는 좀 힘들지만
나는 어린이가 주 대상이 되는 업계에 있었다.
처음엔 사무직으로 입사했지만 영업직도 겸하게 되어 외근이 많아졌다.
관두게 된 결정적인 그지같은 환경, 연봉, 대표, 상사 등등을 다 까고 그냥 방아쇠가 된 사건 세개만 말하고자 한다.
1) 대표가 외근갔다가 버리고 온 사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뭐...
하 암튼 나는 영업직이 아니었지만 어느순간 나를 영업에 데리고 다녔다.
젊은 여자가 영업직에 나서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호기심을 가졌다.
심지어 출장 갔을때 우리테이블만 여자들 많다고 나이든 아재들이 관심 갖고 많이 옴
아마 대표가 노린 것도 이부분이 없진 않을거 같다.
뭐 암튼 나의 외근은... 미리 언질이 아니라 대표가(아침엔 출근도 안함) 오후에 나와서
"10분 뒤 외근"
이러면 짐싸서 나가야 되는 형식이었는데
나는 어딜가서 뭘 하는지도 모르고 암튼 따라갔고
주로 맞장구, 비위맞춰주기를 하고
제일 싫은 술자리를 가야했다.
그날은 정말.... 경기 어디 외진 이상한데로 외근을 갔고 비가 많이오는 날이었다.
그리고 밤이 깊었지..
그런데 대표는 지가 차타고 와서 나 데려다주겠다! 라고 했지만 술을 먹었고
뭐...그래 그럴수 있다.
했는데 2차를 가고자 했다.
그래서 빠져야겠다! 생각했는데
대표가 2차를 안가고... 지 친구를 만나러 감ㅋ
그래서 나를 비오는 날 정말 모르겠는 길 한가운데에 대충 떨구고 갔는데
아무리 지도를 켜도 지하철역이 근처에 없었음
법카 주면서 제일 가까운 역까지 알아서 가라고 줌
제일 가까운역이 20분인가 걸리는 곳이었던걸로 기억ㅋㅋㅋ
(그리고 쏠거면 집까지 타고 가라고 해야지 가까운 역은 또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다음날 지는 술쳐먹고 안나왔지만 귀가시간 상관없죠 나는 칼 출근 ^^
나는 이게 영업직의 숙명인줄 알았고
아 도저히 영업 못해쳐먹겠네...했는데
얼마전 대기업 영업 실무 뛰시는 여자분을 만나 대화를 한 끝에
"엥 요즘 영업 누가 그렇게 해요 ㅎㅎ 2차요? 업무 미팅은 해도 식사까지도 잘 안하는데"
라고 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든 영업이 이렇지는 않다는걸 깨달았음
내가 빡친 포인트는 나는 영업으로 입사를 하지 않음, 대표는 지맘대로 나를 외근시키고 거의 방생시켜놓음,
마지막으로 여자라고 빼고 이런것도 없는게 출장 가서 험한 일, 무거운거 드는건 여자 직원 둘이서 다하고
술쳐먹을때 출근한 대표랑 5일동안 내내 저녁 술자리 따라감
이 그지같은 업계는 서로 형님동생 해서 한다리 건너서 다 아는 동네였음
이날 퇴사로 거의 확정되었던 기억
2) 술자리 개소리
요즘 미투 터지는걸 보면서...
"와 요즘 누가 저래"라는 소리 듣고
난 저랬음.......
내가 말했지만 나는 이 업계에 나름 꿈과 희망이 있어서 들어갔음
그리고 실제로 상품 취급이라던가 마케팅은 좀 재미도 있었음
그런데 술자리 영업에 대한 피로와 짜증 + 거기서 들은 얘기가 너무 컸음
나보고 '왜 젊은 여자들이 애를 안낳냐. 그러니까 우리나라 출산율이 줄어드는거다.
그래서 우리들의 고객(아동)이 줄어들지 않느냐'
정확하게 이렇게 들었음
성희롱과 출산율 모든 여자책임 + 어린이를 백프로 돈줄로 생각하는 저 마인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정도 없지만 정뚝떨....
내가 젊은 여자라서 들어야 하는 말이라기엔 너무 개차반 같은
걍 다시 생각해도 욕밖에 안나옴
지어낸거 같지만 토씨한톨 과장없고 저렇게 들었고 넘나 생생함
저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제품과 상품들을 애기들이 써요 토나옴ㅗ
저 업계 그리고 개저씨들 얘기도 엄청 들음
업계가 좁다보니 2차가 성행하는데 그래요 그 유흥업소요
심지어 회식때 여직원도 데리고 가서 있는데도 그짓하는 것도 들음ㅋㅋㅋㅋㅋㅋㅋ
'요즘 세상에'요?
요즘에 겪은 일임
(그리고 실제로 친구네 회사 대표도 걍 대놓고 다닌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직원이고 나발이고 어차피 사원은 사람이 아닙니다 ^^
이런거 부끄러운거 모르는 사람들 매우 많음)
3) 내가 매우 망가짐
이무렵 나는 진짜 분노 맥시멈이라
건드리기만해라
불질러 버리고 싶다
라는 악에 가득찬 마인드로
욕을 입에 달고 살았음
모두에게 엄청나게 예민해서 엄한 스트레스 풀이로 남친이랑도 엄청 많이 싸움ㅋㅋㅋ
(돌이켜보니 넘나 착했던 그..)
월요일에 아 출근하느니 죽고 싶다 진짜
상사가 사고났으면 좋겠다고까지 생각함
암튼 매우 짜증과 미움과 원망이 몹시 가득한 나날이었는데
나를 가까이서 보던 엄마가 그만두라고 함
"니가 아닌거 같다. 그런 나쁜 마음이 가득 차있으면 니가 망가진다. 그만둬라."
생각해보니 나는 계속해서 화가 나있었고 진짜 돈 + 경력을 위해 버티려고 오로지 현재를 포기하고 살고 있었는데 내면에 그런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몇년 버티면 그냥 내 정신이 망가지는 지름길이었음
그래서 그 날 퇴사함
버틸걸 그랬나?
에 대한 후회는 1도 없음
남들 다 그정도 참고 일한다.
내가 너무 못버틴거 같아서 손가락질 받는다고 해도 나는 상관이 없다
취준에 대한 우울은 있어도 적어도 그때처럼 망가진 사람으로 살고 있진 않기 때문에
후일담을 말하자면
워낙 하고 싶던 일이라 회사가 너무 지롤인가 싶어서
그 후에 다른 회사, 동종업계 면접 봤는데
걔네도 똑같아서 나는 그냥 이 업계 자체를 포기함
다시는 돌아갈 생각이 없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상이 퇴사 사유였습니다.
어찌보면 꿈이었는데 꿈을 강제로 잃고 새로운 일을 찾아서 방황하고 있음
더이상 취업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라
내가 그냥 내 정신을 지킬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