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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직장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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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ma Jun 26. 2021

질풍노도의 신입

변화무쌍한 감정 롤코

3개월 동안 참 많은 일과 감정의 변화가 있었는데

취업 뽕에 차서 오예 신나! 하던 감정은 한 달을 못 가고

전혀 새로운 업무에 계속되는 실수로 풀이 죽고 긴장하고 잠도 못 자고 스트레스 가득하게 보내다

맨날 뭐가 잘못되니까 짜증 나고 출근하기도 싫고 다 때리고 싶고 회사 근처만 가도 아픈 거 같고 현타도 오고 내 적성이 아닌듯해서 일찌감치 관두고 싶다가

아 몰랑 대충 해 배 째 마인드가 생겼다가

현재는 다시 조금 잠잠해진 상태이다.


출근이 마냥 싫던 시기를 지나서 약간의 정서적 안정이 찾아오자(주 3회 야근함) 그냥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 야근은 야근이다 싶다.


어차피 해야 될 일이니 닥치기 전엔 모르고 걱정해도 소용없고 현재 부딪힌 일이나 하나하나 해야지…

그러면서도 나를 좀 잘 돌봐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


이전에 월급 받으면 뭔진 몰라도 허해서 계속 살 거 생각하고 월급 받자마자 우다다다 사버리고 또 가난해지면 현타 오고 재미없고 그랬는데

지금은 그 돈으로 운동을 배우고 적금을 들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시간을 쓰는데 쓰며 천천히 유지하려고 한다.(물론 월급이 작고 연약해서 가난함)


일만 하느라 아작 나고 뭉개진 몸을 위해서 운동을 해서 근력을 만들어주기로 했고

길고 긴 백수기일 때 먼저 불러내서 먹을 거 사주고 기분 전환시켜준 고마운 친구들에게 밥을 사기로 했고

맨날 뭐 사지 고민하던 금액은 없는 셈 치고 적금을 하기로 했고

야근하고 힘든 날엔 회사 근처 맛있는 케이크 하나 사들고 들어가서 가족들에게 주게 됐다.

회사 출근을 하면 점심시간에는 근처에 있는 수국을 보러 간다.

산책하다 우연히 수국 군락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꽃 중 하나라 너무 반가워서 요즘의 출근 기쁨 중 하나이다.

매일매일 얼마나 피었는지 관찰하고 꽃을 보면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어떤 날엔 직장동료랑 보러 가고 어떤 날엔 혼자 보러 간다. 습관처럼 그렇게 됐다.

이게 지고 나면 이제 난 어쩌지 싶지만 그땐 또 그때의 새로운 감정 전환처를 찾아야겠지


어차피 또 한 번 파도가 치겠지만

나의 이너피스여 조금 더 지속되어 주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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