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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만끽 Jul 09. 2021

요가라 쓰고 재활이라 부른다(10)

어제는 거의 처음으로 2개의 수업을 연달아 들었다. 

그동안은 배가 고파서라던지, 힘이 없어서 연강을 하지 않았다. 이제 5시쯤에 배를 채우는것에 익숙해진지도 2주정도 지났고 아직 화요일이라 그런지 체력이 있었다. 혹은 요즘 운동을 좀 했다고 체력이 늘었을려나.


7시에 인요가, 8시20분에 아쉬탕가를 했다. 

인요가는 한 동작을 3-5분정도씩하며 몸을 길게 늘리는 요가다. 동작에 따라 난이도가 있겠지만, 어제한 수업은 대체로 내가 잘 따라갈수 있었다. 요가를 하면서는 내 몸을 찬찬히 바라본다. 아, 이렇게 다리를 뻗으면 다리 뒤쪽이 저리고, 이렇게 굽히는거는 나는 아직 안되는구나… 하는. 그리고 몸을 조금씩 사용하는 법을 익힌다. 그냥 왼쪽이 아니라, 왼 팔을 하늘위로 높이 뻗어서 오른쪽으로, 왼쪽 옆구리에 집중하며 그곳이 시원하게 늘어나게 뻗어낸다. 발바닥과 엉덩이로는 땅을 꾹꾹 밀어내며 왼쪽과 오른쪽의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

서서하는 런지 같은 동작에서는 골반이 틀어지지 않게 왼쪽과 오른쪽 골반을 맞추려고 집중하고.그렇게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내 몸의  부분부분들을 느끼고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고보니 나는 운동을 이렇게 체계적으로 배워본적이 없는 것 같다.

그동안 배웠던거라면… 테니스, 스포츠댄스, 줌바, 태권도, 아프리칸댄스 이정도인 것 같은데.

요가처럼 세세한 동작을 알려준 수업도 있었겠지만, 어떤 수업은 그냥 거기서 필요한 동작 자체를 알려줬지 내 자세를 바로잡아주진 않았던 것 같다. 아니면 그렇게 알려줬었어도 당시의 나는 어느부분을 어떻게 움직이라는건지 도통 이해를 하지 못해서 기억 못하는 걸수도 있다.

요가를 배우면서 드디어, 비로소, 천천히, 나의 몸 구석구석들을 알아차리고 바라보게 되었다.

요가 수업중에 종종 쓰는말이 ‘알아차리다’ ‘바라보다’인데. 정말 그렇다. 이렇게 천천히 내 몸을 바라보는 시간이 그동안 있었던가. 아 명상하면서는 단전호흡에 집중하기도 했었는데, 그때는 몸 전체의 세세한 부분이라기보다는 단전호흡 자체에만 집중하라고 배웠던 것 같다. 

비로소 이제는 몸을 좀 쓸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제 두번 들은 PT에서 선생님이 설명하는 몸의 부위가 조금 더 이해가 쉽다. 작은 부분부분을 신경쓰는걸 요가하면서 배웠으니까.



아쉬탕가는 또 다르다. 

서고-허리굽히고-발뒤로-업독-다운독-다시서는 이 FLOW 가 계속해서 반복된다. 흡사 버피 (버피테스트)같다. (버핏인지 버핏테스트인지 헷갈려서 방금 인터넷 찾아보니 그냥 ‘버피’ 구나. 1930년대에 개발한 사람의 성을 따서. 

온몸을 끝없이 움직이고 FLOW 가 충분히 되면 변주된 동작들을 한다. 서서, 옆으로, 누워서. 누워서 다리를 들거나 몸을 완전 휘거나, 물구나무를 서는 근력이 많이 필요한 자세도 다 여기서 한다. 나는 하면서 땀을 한창 흘렸다. 후반부에 가니 팔근육이 없어서 안되는 동작들이 많다. 나도 내가 몸에 비해 팔근육이 없는걸 아는데 (하체는 아주 튼튼) 이럴때는 참 힘들다. 상체운동을 더 해야겠다. 그렇게 아쉬탕가 요가를 하고 나면 집에오는 발걸음이 조금 후들후들하다. 


그리고 다음날인 오늘 아침.

온 몸이 가볍다. 온 몸이.

그저께는 PT하며 윗쪽 등만 집중 운동해서 그런지, 일어나서는 거기가 뻐근했고 몸의 다른부분들은 별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아쉬탕가를 하니 확실히 몸 전체가 다 운동이되면서 가벼워진 것 같다. 

오늘도 수업 2개 들어야지~ㅎㅎ

요즘 이렇게 운동하는게 너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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