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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힘날세상 Mar 04. 2024

25화  손주들과 1박 2일

해봐야 알 수 있는

손주들과 보내는 시간은 겉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훨씬 의미가 깊고, 늙은이의 마음을 이리저리 흔들어댄다.




할아버지, 저희가 말 잘 들을게요.

일찍 자고, 얌전히 책 읽으면서 놀게요.


그렇게 나를 안심시키던 손주들이었다. 식탁 의자를 이용하여 서재에 이불 동굴을 만들어 놓고도 모자라 책을 다 꺼내어 성벽을 쌓아놓은 이 녀석들은 분명 오늘부터 1박 2일 동안 나 혼자 건사해야 할 외손주들이다.


할아버지 집에 오면 재밌어.

ㅡ누나. 오늘 밤새도록 놀자. 난 자신 있어.


어떤 상황으로 나 혼자 이 녀석들과 1박 2일을 지내게 되었다. 막막했지만 피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보니, 불피이락不避而樂이라고 이 녀석들과 즐겨보자는 생각이었다. 그것이 힘들고 또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ㅡ할아버지, 오늘 저녁 뭐 먹을 거예요?

ㅡ맛있는 거 사주세요.

그렇지 않아도 어떻게 저녁을 먹을 것인지 생각하고 있는데 무릎걸음으로 다가온 녀석들이 졸라대기 시작한다. 집 주변의 식당을 재빨리 머릿속으로 스캔해 본다.

ㅡ칼국수는 어때?

ㅡ지난번 주말에 아빠랑 호텔에 갔을 때 조식으로 먹었거든요.

ㅡ그러면 피자 한 판 사 먹을까? 너희들 피자 좋아하잖아.

ㅡ에이, 피자도 아빠가 사줬거든요.

ㅡ할아버지, 알탕 사주세요. 누나는 곤이를 좋아하지만 저는 알을 많이 사주세요.


전에 가보았던 동태전골 전문점의 메뉴사진을 보여주었다.

ㅡ어떠냐? 맛있겠지?

ㅡ네,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알도 많고 누나가 좋아하는 곤이도 진짜 많아서 좋아요.


곤이를 추가로 시켜서 맛나게 먹었다. 이 녀석들은 그릇까지 먹을 태세로 우걱우걱 먹는다. 정말 볼이 미어지도록 밀어 넣는다. 사장님이 아이들이 잘 먹는다며 덤으로 내놓은 고기만두 6개까지 다 먹고 나서야 물러선다.

ㅡ맛나게 먹었나?

ㅡ네, 할아버지 진짜 맛있어요.

ㅡ저는 원래 알파였는데 오늘부터 누나처럼 곤이파로 바꿀 거예요.


손주들이 맛나게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불렀다. 계산하고 있는데 여덟 살짜리 손자 녀석이 계산대 옆에 있는 요구르트에 눈길을 보내더니

ㅡ사장님, 여기 요구르트는 왜 있는 거예요?

하며 입맛을 다신다.

ㅡ아이고, 맛나게 잘 먹었어? 이쁘니까 내가 하나씩 줄게.

사장님이 손주들에게 하나씩 쥐어 준다.

ㅡ사장님, 저희 할아버지도 한 개 주셔야죠.

ㅡ아이고, 손자가 똑똑하네. 할아버지도 몫도 챙기고. 자 이거는 할아버지 드려.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ㅡ할아버지, 저는 멀미해서 머리가 아파요.

차를 타면 멀미를 하는 손녀가 이마에 손을 짚으며 익살맞게 이죽거린다.

ㅡ그래, 금방 집에 가니까 조금만 참고 있어.

ㅡ할아버지, 근데 트렁크로 넘어가면 안 돼요? 엄마차 타고 다닐  멀미 나면 트렁크로 넘어가면 괜찮거든요.

장난기가 발동한 것이다. 멀미를 핑계로 삼아 트렁크에서 장난치려는 것이다.

ㅡ안돼, 위험해. 의자에 앉아서 얌전히 있어야지.

그러나 이 녀석들 뒷좌석을 타고 넘어 트렁크 바닥에 벌렁 드러눕는다.

ㅡ누나, 카메라에 찍히면 벌금 내야 하니까, 절대 머리를 들면 안 돼.

ㅡ당연하지 우리가 한두 번 해 봤냐. 빨리 외투로 얼굴을 가려야 해.

ㅡ히히히, 이렇게 하면 경찰 아저씨도 우리가 누군지 모를 거야. 누나 그렇지?

ㅡ그럼, 절대 알 수 없지.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서재로 달려가더니 문을 걸어 잠근다.

ㅡ할아버지, 들어오지 마세요. 저희가 할 게 있거든요.

ㅡ조금만 놀고 나갈게요.

아까 만들어 놓은 이불 동굴에서 시시덕거리며 놀려는 심사가 뻔하다. 지금까지 이 아이들을 돌봐주면서 스스로 깨달은 것은 못하게 하면 더 한다는 것이다. 그냥 내버려 두면 제풀에 지쳐서 그만두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제 마음대로 놀게 하되, 몇 가지 조건을 달아 시선 안에 두고 넌짓넌짓 지켜보며 놀이의 규모가 커지지 못하도록 제어해야 한다는 것이다.

ㅡ아가들아. 밥 먹고 왔으니 깨끗이 씻고 노는 게 어때?

ㅡ할아버지. 저희는 아기가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아가라고 하지 마세요. 약속하세요.

ㅡ그래, 약속할게. 어서 씻고 놀자.

ㅡ좋아요. 누나 나부터 씻을 거니까 누나는 뭐 하고 놀건지 잘 생각해 놔.

ㅡ알았어 너도 씻으면서 생각해 봐.


조용하길래 뭐 하나 슬쩍 보니 엎드려서 책을 읽고 있다. 이럴 때는 절대 건드려서는 안 된다. 이 녀석들은 한번 몰입하면 깊이 빠져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아이들 앞에 있는 책이 많지 않다는 것이고, 그것도 아이들이 읽을 만한 수준이 아닌 동화책이니 금방 다 읽어버릴 거고, 장난기가 발동할 것이다.

무엇인가 조용히 놀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내야 한다. 그런데 도대체 방법이 뭐냐고. 늙은이들 둘이 살고 있는 집에 이 아이들을 재미있게 해 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어떻게든 빠져들어갈 놀잇감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해서 10시를 넘겨 잠을 재우면 될  건데. 적당한 놀이가 떠오르지 않는 거냐고. 걱정이다. 어쩌면 좋아. 어떻게 해야 하지? 얘들이 좋아하는 영화나 보여 줄까.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이기는 한데, 엄마가 허락하지 않은 것은 절대로 하지 않는 얘들이니  그것도 쉽지 않을 테고.

딸이 아이들을 두고 가면서 영화는 보면 안 된다고 했으니 엄마 말은 절대적으로 따르는 애들이라서 영화는 이미 흘러간 물이다. 답답하다. 숨이 막혀온다.

그런데


ㅡ할아버지, 지도책이 있는데 봐도 돼요?


지도책? 옳아, 영진 5만 분의 1 지도를 봤구나. 그렇다면...... 그래 그거다.


ㅡ어린이 여러분? 우리 재미있는 놀이를 할까요?

ㅡ어떤 놀인데요?

ㅡ지도를 펼쳐놓고 할아버지가 말한 산을 찾아내는 거야. 먼저 찾아내는 사람이 이기는 거야. 어때?

ㅡ좋아요.

ㅡ좋아요. 재밌을 거 같아요.


지리산부터 백두대간을 따라 올라가며 산이름을 찾아보게 했다.  

중요한 산을 지정해서 산줄기가 어떻게 이어지고, 산 아래에 있는 도시나 마을에 대해 은근슬쩍 설명해 주었다.

아이들은 다행히  흥미를 가지고 놀이에 임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이것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그래서 출제자를 바꿔가며 한 시간 정도 놀았다. 처음 해보는 것이라서 관심을 보인 까닭이다.


ㅡ아가들은 이제 자야지?

ㅡ할아버지 지금 10시 17분이잖아요. 저희들은 오늘 2시 23분에 잘 거예요.

ㅡ저희가 계획한 게 있거든요. 할아버지 먼저 주무세요.

이 녀석들을 혼자 돌보겠다고 할 때 여러 가지의 상황을 그려봤고, 그에 대한 나름의 대책을 생각해 두었기는 하지만, 잠을 자지 않겠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거기에다 나 먼저 자라고까지 할 줄은.....  정말 감당이 안 된다.


자기들은 서재에서 놀겠다며 먼저 자라고 한다.

잘됐다 싶어 소파에 누워 제3회 혼물문학상을 받은 김대현 작가의 <홍도>를 읽었다.


400년 동안 죽지 않고 살아 있는 홍도와, 스스로 죽음을 택한 진외종조부 정여립. 이야기는 소용돌이처럼 강력한 흡입력을 보이며 펼쳐진다. 여러 번 읽고 있지만, 읽을 때마다 머릿속을 타고 흐르는 생각의 줄기가 다르게 얽히고, '홍도'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지 못하고 있다.

족보를 펼쳐 놓고 따라 올라가 보면 어느 순간 나타나는 이름 여립汝立!

젊었을 때 천반산 산행을 다녀온 날 밤 꿈에서 뵈었던 여립 할아버지. 죽도의 구량천 굽이를 말을 타고 거슬러 올라오시던 여립 할아버지는 서슬이 퍼런 칼을 들고 있었다. 대동사상을 외치던 분은 단기필마로 천반산 한림대로 뛰어올랐다. 그때부터 여립 할아버지에 갇혀 살고 있다.


ㅡ할아버지, 무슨 책 보고 있어요?

ㅡ홍도가 뭐예요?

아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은 심심하다는 거다. 이다음에 할 말은 뻔하다. '할아버지, 놀아주세요. 심심해요.'

ㅡ할아버지, 윷놀이해요.

ㅡ저희가 꼭 해보고 싶거든요.


윷놀이 몇 판을 했다. 유치원에서 해봤다고 대강의 규칙은 알고 있었다. 놀이를 하면서 말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도 말해줬다. 금방 알아듣고 적용한다.

ㅡ근데, 할아버지, 왜 도는 한 칸만 가고, 개는 두 칸을 가는 거예요?

ㅡ그건, 도는 돼지, 개는 개, 걸은 양, 윷은 소, 모는 말을 나타내는데, 그 동물들 걸음의 길이를 나타내는 거야.

ㅡ그럼, 제가 누나보다 걸음이 더 크니까 누나는 도이고 저는 모네요. 그렇지? 도누나!


손자는 어떤 겨루기든 자기가 지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었다. 뭐든 자기가 이겨야 한다. 심지어 아침에 누나보다도 자기가 먼저 일어나야 한다. 밖에 나갔다가 집에도 먼저 들어와야 하고, 자기가 먼저 잠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시샘을 부리기 때문에 가족들이 모두 힘들어했다.

그런데 학교에 들어갈 때가 되어서 그런지 이제는 전혀 그런 일로 시샘을 부리지 않는다. 이렇게 자라는 가보다. 자기들끼리 노는 것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어린아이들이 펼치는 상상의 세계는 참 대단하다. 아무것도 아닌 것이 대단한 놀잇감이 되고, 점점 추상적인 단어를 구사하는 빈도가 많아진다. 자신의 주장도 논리적으로 쏟아낸다. 아이들은 몸만 크는 게 아니라 정신이 성숙해지는 것이다.


겨우 달래서 거실에 이불을 펴고 잠자리에 든다.

ㅡ할아버지, 내일 아침밥은 뭐예요?

ㅡ맛있는 거 해주세요.

ㅡ그래, 뭐가 좋을까. 누룽지는 어때?

ㅡ좋아요. 그런데 할머니가 해주신 것처럼 맛있어요?

ㅡ계란 프라이도 해주세요. 완숙으로요.

ㅡ김치도 주셔야 돼요.

ㅡ꿀도 주세요. 모닝빵이랑요.


아내가 이렇게 저렇게 아침을 차려 주라고 준비해 놓고 갔기 때문에 어떻게든 할 수 있을 거 같다. 아내가 다쳤을 때 이것저것 해봐서 흉내는 낼 수 있으니까.


아이들은 금방 잠이 들었다.

나만 혼자서 밤을 지키고 있다. 잠자고 있는 손주들의 얼굴을 바라본다.

사람 사는 일은 참 신기하다.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내던지고 중국으로 대학원 공부하겠다고 떠날 때, 내가 걱정했던 것은 서른이 다 되었는데 언제 시집을 갈 것인가였다. 국가에서 모든 것을 지원해 주는 까닭에 돈은 전혀 안 들고, 오히려 생활비까지 받게 되므로 좋은 기회라고 한다.

그런데 거기에서 그렇게 좋은 사위를 만날 줄이야. 어디 상상이나 했겠는가. 돌아오자마자 결혼하고, 이 녀석들을 낳았다.

손주들이 펼쳐놓는 세계는 정말 딴 세상이다. 이건 실제로 겪어봐야만 안다. 늙은이들이 세상을 살아갈 강력한 원동력이고, 활력소이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우리는 늙어간다. 그래서 다리에 힘도 빠지고, 이 녀석들과 같이 달릴 만큼 호흡의 여유도 없어진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커가면서 나는 힘을 쓰지 않아도 되고, 같이 달려주지 않아도 제 친구들과 잘 뛰어논다. 그냥 옆에서 즐겁고 흐뭇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된다. 세상 사는 이치이다.


ㅡ할아버지, 일어나세요. 배고파요.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는 손자가 어제 새벽녘에야 잠들었던 나를 깨운다.

얼른 일어나 누룽지를 끓인다. 세상에 좋은 것이 누룽지이다. 누룽지에 물을 붓고 끓이기만 하면 되는데, 이게 고소하고 먹기에도 좋다. 누룽지가 끓고 있는 동안에 프라이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계란을 깨서 적당히 모양을 잡는다. 스크램블이 더 쉬운데 아이들이 싫단다. 잘게 자른 김치도 조금 담아놓는다. 모닝빵을 몇 개 꺼내 놓고 접시에 꿀도 조금 따라 놓는다. 전에 시장에서 빼온 가래떡도 꺼내 놓았다.


ㅡ할아버지, 누룽지 정말 맛이었요.

ㅡ그런데 이 떡은 전에 먹은 거 같은데요.

떡집에서 빼온 날 적당히 소분해서 가져다주었을 때 정신없이 먹던 게 생각난 모양이다.

ㅡ계란 프라이 더 해 주세요.

ㅡ사과도 주세요.

ㅡ할아버지도 드세요.

ㅡ밥 먹고는 뭐해요.

ㅡ할아버지, 토요일에 저는 출판기념회하러 가거든요. 책이 나왔대요.

ㅡ누나가 저에게도 책을 사라고 했어요.

어린이들 20명이 참가하여 동화 쓰기 과정을 지도하면서 그것을 ISBN을 받은 도서로 출판하는 프로그램에 손녀가 참여했는데 그 책이 출판된 모양이다.

ㅡ한 권이 팔리면 저에게 인세로 75원을 주거든요. 할아버지도 꼭 사주세요.

ㅡ누나가 동화 쓸 때 제가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했는데 저는 인세를 안 준대요.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숨김없이 그대로 내놓는다. 조금도 가공하거나 비틀지 않는다. 어른들처럼 자신들의 생각을 상대에게 이용하여 이익을 얻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과 같이 있으면 정신이 참 맑아진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아이들이 정말 많다. 아침에 인도를 가득 메우며 삼삼오오 떠들면서 학교에 가는 것을 보고 있으면 세상 사는 것 같다. 전에 지방에서 살 때에는 아이들을 볼 수 없었다. 놀이터는 항상 텅 비어 있었고,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 아이들을 거의 볼 수 없었다. 수도권에서는 그래도 아이들이 자라고 있는데, 지방에는 입학생이 없어서 학교가 문을 닫고 있다. 큰일이다.  



세상은 젊은이들을 혼자 살게 부추긴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통계자료만 내보일 뿐, 대책은 말하지 않는다. 혼자 사는 것이 무슨 자랑이라고 TV에서는 계속 방송을 해댄다. 결혼해서 즐겁게 사는 모습은 방영하지 않고, 소위 '돌싱'이라는 해괴한 낱말까지 동원하면서 시시덕거린다. 세상의 분위기가 이렇게 흘러가니 젊은이들은 결혼을 생각하지 않고, '딩크족'이라는 말이 마구마구 퍼트려지면서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다. 정말 큰일이다.


세상은 변한다. 우리는 어느 정도만 맞으면 결혼했고, 서로 보완해 가며 살았다. 단 칸 방에서 부대끼며 살아도, 커다란 일회용 지저귀를 들고 시댁으로 친정으로 찾아다니며 어우러져 살았다. 풍부하지 않았지만 아껴가며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마주 앉은 사람을 3초 만에 판단해 버리고, 10개 중에 10개가 맞아야 결혼을 한다고 한다. 이것이 푸념이라는 것을 안다. 꼰대 같은 짓거리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오늘날의 세상이 무섭다.


ㅡ할아버지, 누룽지 더 주세요.

손자 녀석이 입에 밥풀을 묻힌 채 밥그릇을 내민다.

깜짝 놀라서 혼자 젖어있던 시간들을 툭툭 털어내며 손자가 내민 밥그릇을 받아 들고 부엌으로 간다.

늙은 걸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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