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8. 고난은 동굴이 아닌 터널

암 덕분에 발견하게 된 진짜 관계들

by 히모

30대에 암이라는 고난을 겪고 나니 진실된 관계들이 비로소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람들은 보통 결혼, 출산과 육아, 그리고 힘든 시기를 계기로 인간관계가 정리된다고 한다. 경험해 보니 그게 사실이구나 싶다. 이번 일을 통해 나의 장례식에 미리 산 채로 참석한 기분이 들었달까? 먼 훗날 내가 세상을 먼저 떠났을 때 진심으로 슬퍼해주고 그리워해줄 사람들이 누군지 알게 되었다. 많은 이들에게 과분한 사랑받고 있었구나 감사한 마음은 보너스였다.


누군가에게 힘든 일이 있을 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것은 정말이지 어렵고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에 더욱 고마운 마음이 컸다. 나 또한 주변에 아주 힘든 일을 겪은 사람에게 선뜻 연락하지 못했던 경험이 떠올라 마음 한편이 아려왔다. 이제부터라도 어려운 시간을 지나고 있는 이가 있다면 망설이지 않고 적극 위로해야지 다짐했다.


우연히 운전하는 길에 극동방송 라디오를 듣다가 감사한 문장을 만났다. ‘고난은 동굴이 아닌 터널이다.‘ 그렇구나. 내가 지금 겪고 있는 고난의 여정이 피할 곳 없이 꽉 막힌 동굴이 아니라 환한 빛이 기다리고 있는 갈 길을 인도해 주는 터널이었구나. 그래, 덕분에 소중한 관계들을 확인할 수 있었지 감사한 마음이 찰랑거렸다.


한 때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인간관계들이 고난 덕에 필터링되어 씁쓸하기도 하지만 주변에 허락하신 ‘진짜 내 사람들’에게 이전보다 더 잘하고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희망을 품고 있는 고난에 대해 이웃들에게 전하며 희망을 공유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