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 05
요즘 자존감에 대한 글이 SNS은 물론이고 티비를 틀면 예능 등 미디어에서 많이 언급이 되는 것 같아요. 요즘 살아가는 시대가 참 자존감이 매우 필요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자존감을 올려준다는 수많은 글귀들 중에 "혼자서 지낼(즐길) 줄 알아야 다른 사람과도 잘 지낸다"라는 글귀가 제 눈에 많이 두드러지더라고요.
그런데 진짜 혼자서 잘 지내는 사람이 진짜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공동체에서 잘 어울려 사는 사람일까?
라는 의문이 듭니다. 혼자서 잘 지낼 줄 아는 사람은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수많은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혼자 있어도 상관이 없어서 잘 지낼 수 있고요, 혼자 있는 상황이 싫다 보니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하면서 외로움이 안 들게 바삐 지낼 수 있고, 큰 상처를 받아서 그저 혼자 있어야 안전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와 매우 독립적인 성향을 가진 제 가족 일원을 보면요. 혼자서 잘 지내려 하고 가족 간에 꽤 서로 도와달라 그런 말도 없이 그렇다고 오늘 어디 같이 가서 놀자, 나 외로워 그런 말도 없이 각자 잘 지냅니다. 누구에게 걱정 끼치는거도 엄청 싫어하고, 딱 봐도 혼자서 잘 지내는 사람들이죠? 자존감이 높은 가족인가 봐요.
하지만 혼자서 잘 지내고 혼자서 하면 할수록 더 휘청이고 안 좋은 쪽으로 가는 가족구성원 일부를 보면 그게 정답인 것 같지만은 않습니다. 요즘은 더 드러내지 않고 잘 사는 듯이 화려한 SNS와 겉모습을 보이지만 명절 때 모이다 보면 그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행복한 광경은 아니죠.
이렇듯 인간은 외로운 동물이다. 외로운 존재로 태어난 게 인간이라는 말이 확실히 닿아옵니다.
아무리 행복한 순간이 많고 일이 잘 풀려도 불현듯 고독은 찾아와요.
이유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혼자서 지내는 방법을 터득해야 하는 게 아니라, 고독의 순간이 다가올 때 그 고독을 어떻게 마주하는지 방법을 알아야 하는 게 아닐까요?
그저 혼자서 잘 지낼 줄 알아야 하므로 포장을 하다 보면 그것은 보이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변질되기 쉬운 것 같아요. 저도 30대가 되어서 오히려 혼자서 지내려 하는 것보단 필요로 할 때마다 혼자서 해결하지 않고 도움을 청하거나, 누군가가 필요할 땐 그 공동체에 직접 참여하거나 사람들과 가볍게 담소를 나눕니다.
이렇게 지내다 보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고 저의 독립생활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인간은 혼자서 지내야 하는 게 아니라.
고독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고독이라는 것이 단지 외로운 감정 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독은 그 형태가 매우 다양해서 외로움이 될 수 있고, 분노가 될 수 있으며
우울감, 갈망, 인정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우리가 가끔씩 느끼는 고독을 때론 이렇게 다루어야 하고 저렇게 다룰 줄 알아야 하고
이 방법 저 방법 그 방법.. 다양한 방안을 알아야 그게 자존감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요즘 많이 듭니다.
아직 서른이 안 된 우리 가족 일원들도 서른이 되는 해에도 잘 지내길 소망하며 이번 글 주제를 마칩니다.
저도 인간으로 태어나서 외로운 길을 걸어가지만 그 곁에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배우며,
걸어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