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고백에서 고통을 해석하는 인간으로
신기하게도 책을 읽고 글을 쓸 때 그 공포는 잠시 사라졌다. 자신이 누구인지 온전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경험하며 뒤라스는 글 쓰는 사람이 되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글을 쓰면서 새로운 자아를 찾았고, 자신이 만들어낸 이야기가 자기 삶이 되는 황홀한 체험을 했다.”
경향신문, [여성, 쓰고 싸우고 살아남다] (1) 가난·모친의 멸시 극복한 작가…
그에 대한 우정이나 사랑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의 책을 마지막 한 권까지 전부 다 읽고 싶었다....... 그가 아는 것을 나도 다 알아야 그와 사랑을 나눌 자격이 생기는 거라고 생각했었나 보다.
제가 이렇게밖에는 못 쓴다고 너무 흉을 보지는 말아요. 지금까지 쓴 것을 읽어 보니 정말 두서가 없네요. 저는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입니다..... 뭔가 재미있는 것을 써보려 하면 결국엔 실없는 소리나 잔뜩 늘어놓게 되고 말죠.... 제게 글솜씨가 없다고, 너무 형편없다고 흉을 보지는 말아주십시오. 문장력이라도 갖추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리는 누군가에게 모범을 보이면서, 동시에 다른 누군가에게는 책망을 듣는 것입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비어져 나온 발가락과 다 해진 발꿈치는, 예를 들자면 당신에게 처녀성과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커다란 부끄러움이라는 말이죠.. 여러 사람들 앞에서 당신이 옷을 벗으려 들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마찬가지로 가난한 사람은 누가 자기의 누추한 집을 들여다보거나 가족 관계가 밝혀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단 말입니다.... 정말 나쁜 일은 부자의 옆에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질책할 수 있는 사람이 부자의 옆에는 없단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