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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irondelle Jul 22. 2020

번외편 3 : 머피의 법칙과 호지라떼
그리고 쑥 파운드

MY  DRINK  DIARY












그 날은 아침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바지 수선하려던 집 앞 수선집 영업시간을 착각해 1시간 일찍 갔다가 기다려야 했고, 맘먹고 갔던 카페에서 시켰던 커피와 샌드위치는 그야말로 최악!


커피 맛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별다른 향도 나지 않고 맛도 별로고 탄 맛만 나는 그런 커피였다. 

샌드위치는 이것 같고 이 가격을 받는다고?!! 하며 어처구니 없어했다.     


최근까지도 그 카페에서 마셨던 커피들은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괜찮으리라 생각하고 갔었던 것이었다.  

    

완벽한 배신감!


그 최악인 기분은 점심 때까지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그 기분을 상쇄시키고자 다른 카페를 가려 했으나  임시휴무!!!     


오늘 뭔 날이야?!

짜증이 치솟았고, 힘이 쭉 빠졌다. 


한 곳만 더 가보고 포기하려던 차에 다행히도 차선책의 그곳은 영업 중이었다.     


메뉴를 쭉 훑어본 뒤 '호지라떼'와 '쑥 인절미 파운드'를 시켰다.     


책을 읽고 있는 와중에 주문한 차와 케이크가 나왔고, 한 입 먹고 마실 때마다 최악이었던 기분은 조금씩 누그러들었다.     


‘호지라떼’는 구수한 향이 나는 호지차와 담백한 두유의 만남에 흡사 미숫가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쑥 인절미 파운드’는 쑥의 향긋함과 풋풋함에 부드럽고 달달한 크림, 적당한 꾸덕함을 갖추고 있어 둘의 조합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한 입 먹을 때마다 날 서 있는 신경들이 느슨하게 풀리며 오롯이 혼자 집중하는 시간.



그 공간에서의 좋아하는 독서와 맛있는 것은 정말 많은 위로가 된다.






+인스타: @hirondelle_yeon


+번외편 3을 마지막으로 "My Drink Diary" 시즌 1을 마무리 합니다.

잠시 휴식기간을 거쳐 다른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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