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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나 Aug 08. 2021

N멍 ㅡ 멍 때리며 삽시다.

1.

거제로 휴가를 다녀왔다.


원래 해수욕장 방문은  한 번으로 계획했으나

한번 다녀오고서는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사실 일정이 없는 게 일정이었지만)

다시 가고

또 다시갔다.




멍 때리며 하늘 봤다 수박 퍼먹고

멍 때리며 물 봤다 육개장 사발면 끓여먹고


이번 생애는 잊는 듯.


몇 시냐

ㅡ몰라


이게 점심이냐 저녁이냐

ㅡ몰라


물에 몇 번 들어갔다 온 거냐

ㅡ몰라


굴은 언제까지 팔 거냐

ㅡ몰라


코로나 언제까지 가냐

ㅡ몰라.  모른다고!



그냥 멍...

거제.바다.


멍 때리는 거.


좋다는 말은 내 여러 번 들었지만

진짜 좋더라..


뇌를 관장하는 느낌이랄까?


뻣뻣하게 부대끼던 자아가 

파도 소리에 흩어져 수증기가 되는 느낌이랄까?






2.

어제는 집에 죽치고 있다가.

급.

오후 세시쯤 근교 계곡행을 했다.




어디까지 가니 얘야.

우리는 군인이 아니란다.


(설마 너에게 계획이 있을 리가)


물소리를 들으며 멍~ 무한 상류 탐험.

산꼭대기 까지라도 올라갈 기세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아이의 잡아끄는 손을 따라가며

계곡 물소리로 뇌혈관을 관장한다.




3.

오늘은 갈 데가 없어

셋이 동네를 돌다가

빔(beam)이 하나 버려져있길래 그걸 타봤다.



평균 나이 40인 아저씨 아줌마가

낄낄대며 빔을 타니

동네 비행청소년이라도 된 느낌.

ㅎㅎ 이것도 나쁘지않네.



빔을 타고 바람 멍.





그리고 놀이터 4개를 순회하며



하늘 멍.


꽃 멍.


부자(daddy and son)의 뒷모습 멍.




꼭 어디를 가지않아도

멍때릴 소재는 무한하구나.



마지막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그네 멍.




매일 하원할때 들리는 그네





지겨워서 토할 것 같은 소방차 출동 놀이보다

놀이터행이 열 배로 좋은 이유는

그네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그네는 두개가 있고

나는 아들과 나란히 그네를 탄다.


그네가 왜 이렇게 좋은지

지금까지 몰랐는데

내 마음을 일본 작가가 알고 있을 줄이야.




출처는 아래


http://aladin.kr/p/uyX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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