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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나 Sep 20. 2021

운동 - 내 삶의 운동들(0920)

오늘의 나를 안아주세요 - 날마다 욕구 명상


운동



이 나이까지 슨 운동을 해봤나? 


욕구 단어 나온 김에 거슬러 올라가 본다.





1. 태아 때


엄마 뱃속에서의 발차기.


'발에 닿는 거 이거 뭐야?


일단 차 보자~


뻥!


뻥!


느낌 좋은데?'




얼마나 신기했을지?



둥!


둥!


둥!


재밌네?








2. 영유아기


뒤집기.

기어 다니기.

걷기.

뛰기.


평생 이때만큼 생활체육을 했던 때는 없었겠지?



자고 먹고 밥 먹는 시간 빼고 

온종일 움직였을 것이다.



뒤집어보고 기어 보고 걸어보고 뛰어!




3. 국민학생 때


- 롤러 블레이드 

친구들과 아파트 단지를 정신없이 누비며 숨이 턱까지 차게 달렸다.

어둠이 깔릴 때쯤 아파트 창문에서 들리는 소리.


 "들어와!!

밥 먹어!!"






- 당개 3년: 태권도  

남동생이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유년기. 

예상치 못한 시련이 시작되었다.



태권도장에서 집에만 오면 

나를 상대 그날 배운 것을 연습고 ㅈㄹ.



그중 가장 무서웠던 ,


'날!


라!


차!


기!'



나는 살아남기 위해

동생의 태권도 동작을 흉내 내며

하루하루 방어 실력을 늘려갔다.


그때는 아주 동생이 미워서 이를 갈았다.


그랬던 남동생이 이렇게 과묵하고 젠틀해지다니.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우리 애한테도

희망이 있군!





-놀이터 얼음땡


엄청 재미있었던 기억이.


수도 없이 했던 기억이.


맨날 술래 했던 애가

자기만 술래 한다고

질질 울었던 기억.






- 수영

건영옴니백화점 9층인가 10층에 있던 수영장에 다녔다.


수영은 너무 싫었다.


수영만 하려고 하면

춥고 트림이 꺽꺽 나고 토할 것 같았다.


 '아니. 수영만 하려고 하면 왜 이러는 거지?' 

했는데


이제는 그 이유를 알겠다.


수영하기 직전에 일매일

떡볶이 가판를 들러서 배 터지게 먹고 갔다는 거.


그게 문제였군!




하지만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대도

난 수영을 포기하면 했지

떡볶이를 포기지는 않을 거야. 


(이 책이 나왔을 때

 '아놔.. 이렇게 책 제목 잘 짓고~ 아놔~~' 

발하며 공감한 1인.)

http://aladin.kr/p/hKERS







-자전거 

타긴 탔는데

즐겼던 기억은 없다.


왜일까?





-스케이트

배우긴 배웠는데

겁나 추웠던 기억만.


장기 결제를 했는데 로 감기에 걸렸다고

엄마가 돈 아깝다고

감기 걸린 나한테 짜증 냈던 기억이.




엄마!



진짜!!!



친엄마 맞아?







(코로나 때

다른 엄마들

애 보호한다고 집에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이 악물고 데리고 있을 때


너는 애 어린이집, 유치원 개근시킨 . 기억나냐.

교육에 있어 호함은 유전인 듯)






-줄넘기


학교 숙제였던 듯?

지금으로 말하면 수행평가?


한철 열심히 했다.




-국민체조

지금도 외운다.


학교에서 다 외우게 다.


틀리면 엎드려뻗쳐를 시켰던 것 같다.


공포 분위기는

암기시키는데 특효!






-스키 

원래는 인 강습이었다.


엄마 아는 사람이 받을 계획이었나 어쨌나?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런데  기억은 난다.


엄마가 갑자기 키복을 사지고 나를 스키장에 데려갔다.



내 손을 끌고 가서

담당 코치 같은 사람이랑 딜을 했다.


"얘 좀 그냥 껴줘요~"

 

나는 그런 엄마가 부끄러워서

엄마 옆에 몸을 베베 꼬다.


우리 엄마는 다양한 특기가 있었는데

그중에 모두가 혀를 내두르며 인정하는 것은 이것이다.


'물건 가격 후려쳐서 

상점 주인 미치고 팔짝 뛰게 한 후에

처음에 불렀던 가격보다 약간 높게 불러

상점 주인 정신 홀라당 빼놓고 

사이 허를 찔러 뭐에 홀린 듯 거래를 성사시키기'



'나를 갑자기 어딘가에 밀어

(안 내고) 얘도 봐줄 수 없느냐!?'

일단 묻고 보는 것.


'안되면 말고' 전법으로

찔러보는 것이다.


(아.. '안되면 말고'....이것도 엄마를 닮았군)


스키도 그렇게

성인반 깍두기로 배게 되었다.




날 아줌마 아저씨만 보던 코치는 

그 당시 어린 소녀였던 내가 

조카같이 던지,



직접 초, 중, 상급 코스를 데려가서

2박 3 개인교습을 해줬다.


그때 처음 알았다.


개인교습은 비싼 이유가 있구나!


1대 1로 코치해완전 잘 알아먹겠었던 기억이!







3. 중고등학생 때 


새로운 운동을 배운 기억이 없다.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이다.


그 당시의 나는 무슨 운동을 했을까?


정말 아무 운동도 안 한 것인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A학원. B학원. C학원... 등등을 다닌 듯하다.


**************************************라고 피해자 모드.


불쌍 모드.


로 포즈 좀 잡다가.

하루 정도 지났나?



갑자기 막장드라마에 인공처럼 기억이 났다!


왜 완전히 잊었던 기억이 떠오르는뒈에~~~~!?





하긴???!!! 뭘 안 해~~~~~?


고등학교 때 

축제가 매년 렸다.



그때 여자축구와 치어리더를 했다.


나름 스포츠계 인싸였던 것!


축구는 왜 했~


그냥 멋질 것 같아서.


치어리더는 왜 했냐~


그냥 예쁠 것 같아서. 



막상 해보니

축구보다 재밌었던 것은,

그 당시 같은 반 남자애 ㅅㅈㅌ 보는 것.

(이름도 안 잊어먹음)




얘는 유년기에 독일에 살다와서

그 후 독일 축구에 미친 애였는데


우리 여자축구부가 그를 겨우 겨우 초빙하여 코치를 맡다.


그러나.


이는 비극의 시작.


 순수한 독일 축구 팬이던 그 남자 애는

독일 축구가 아니라

우리 때문에 서서히 미쳐갔던 것..... 


그 당시 우리는

의욕도 실력도 없이 축구장에서 아메바처럼 흐물 대곤 했다.


공을 보면 기를 쓰고 상대팀에게 가서 빼앗아 오든지

기를 쓰고 공을 안 빼앗기려고 해야 할 텐데


둘 다 안 했다.


힘들면 그냥 공을 보고도

터벅터벅 걸었다.


'나중에 어차피 0대 0으로 승부차기할 건데 왜 뛰어~힘들어~'

라고 생각했던 억이 난다.



 그 모습을 보고


경기 중에 ㅅㅈㅌ는 우리를 향해

"달려!! 달리라고!!"

"잡아!! 잡으라고!!"

소리를 고래~ 고~를 지르다가



"미쳤어?! 뺏기면 어떡해?"라고도 하다가


결국에는 벤치에 옷을 던지고

"그러려면 때려치워!!"라고 말하 했다.


그리고는

씩씩거리며 어디론가 가버다.


그러면 우리는 또 그를 찾아 헤매고

(매점에 있든지

아니면 교실에 있든지

아니면 어디 운동장에서 씩씩대고 있었다)


그는 삼고초려를 거쳐 다시 돌아오고

..

우리는 정말 열심히 하겠다 그 앞에서 다짐하고

..

그러나 우리는 의지박약으로 다시 경기장에서 '걷게 되고' 


그는 또다시 미쳐가고.


......




항상 똑같이 끝나는 엔딩을 지켜보는 게

꽤나 재밌었다.


그 똑같은 엔딩이

묘한 안정감을 주었고


나에겐 이러나저러나 상관없는 '겉멋 축구'

어떤 이에게는 저렇게 펄쩍 뛰고 죽고 살고의 문제라는 것이 신기했던 기억.





그리고.


사진첩을 뒤져서 찾은 한 추억 하나.


치어리더 단체사진


고등학교 때 치어리더 단체 사진.


몰라.



다른 건 모르겠고

그냥 그 당시 치어리더 선배 언니들이

치어리더를 하려면 깡을 키워야 한다며


고2 애들을 무슨 강남역 콜라텍 같은데 데려간 기억만...



그리고

그 해 선정한 곡이


룰라의 3! 4! 였던 것. 




4. 대학생 때


- 스키, 스노보드 


캐나다 밴쿠버에 9개월 살았다.  


밴쿠버 설질!


말해 뭐해.  


솔까 평창이랑 밴쿠버랑 둘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맞붙었을 때

콧방귀가 나왔다.


이건요...


비교불가입니다.


전 대한민국인이지만

애국심과 상관없이

평창과 밴쿠버는 비교대상이 아닙니다요.

떨어졌다고 안타까워할 대상이 아니란 말입니다요.






너 친구 보드 들고 뭐하냐.



그리고


또. 속 떠오르는 기억.


(누가 좀 멈춰줘!!!!)


밴쿠버 있을 때


연습 진짜 1도 안 하고

무슨 카누대회에 나가서 꼴등 했고,


Sun run이라는 마라톤도 나갔다가

거의 꼴등 했다.


그니까 나는 때부터 그런 애였던 거다.


'자유로운 움직임:운동'이 너무나 중요한 애.

그게 너무 재밌는 애.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애.


(IC..... 내 애가 왜 런지 몰랐는데

나 닮아서 그렇구나... 깊은 깨달음...)







5. 직장생활 시작하면서부터(20대 이후)

-요가

-30분 순환운동센터

-댄스학원 : 춤은 9등급이라는 것을 깨달음. 포기. 

- 걷기: 편과 결혼하고 애 낳기 전까지 5년 동안 많~~ 이. 최근에도 혼자.

- 임신했을 때: 걷기, 임산부 가, 아쿠아로빅 (with 70-80대 꽃할머니들)


만삭 아쿠아로빅!


이거.


정말 재밌음!


만삭에는 몸이 80대 할머니보다 더 불구가 되는데

물속에서 만큼은 잠시.

현실을 잊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애 나오기 이틀 전까지 했다.


수영장 함미들이

"그러다 애 나오면 어쩌려고 그려~" 걱정할 정도로 만삭의 배를 물속에서 미친 듯이 흔들었다.


7080 발라드로 천천히 시작하여

트로트 메들리로 정절에 달하는 아쿠아로빅!


지금도 어디 열었다고 하면 당장!

가고 싶다.


(사진이 없는 게 아쉽.

있었으면 벌금행)







8. 최근


걷기만 근근이 하고 있다.


틈만 나면 글을 쓰니

몸을 쓸 시간을 못 갖는다.


이 불균형에 대해

인식은 하고 산다.


인식은 하지만

삶이 바뀌지 않는 것에 대한 애도가 있다.


애도가 클라이맥스에 달하면

몸을 움직이려나.







9. 앞으로 배우고 싶은 운동


발레





남편한테 말하니


"자기야~세 번 생각하고 시작해"

라고 쳐다도 안 보고 말한다.


하도 부인이 하고 싶다는 게 많으니 말이지.




그러거나 말거나

난 이미 마음을 정했다.


마음을 정한 데는 운명적인 인이 있었다.

 




지지난주 우연히 갔던 음식점에 있던 사진.


'이건..


운명이야!!!'





그리고


오늘 읽은 한 구절.


저는
발만 담그는 느낌으로 만족해요.

주짓수 옷 입고
도장에서 자세 한번 잡아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거죠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김유라 PD-




그래!


예쁜 발레복 입고

전신 거울 앞에서 폼 한번 잡아보는 것만으로 된 거지!







10. 쓰고 보니- 알아차림


- 쓰고 보니 다양하.


나이대 애들이 하는 것들을 하고,

학교에서 하라는 거 하고,

엄마가 시켜주는 거 하고,

친구들이 하는 거 따라 하고,

그냥 그 시대에 유행하던 것들을

별생각 없이 그냥저냥 해왔구나.


별생각 없었는데 할 거 다 했네??



 '평범'이라는 단어가 가진 위대함.

 

내가 뭐라고 저런 것들을 다 해봤을까?


갑자기 느끼는

평범함의 축복.



아프간에 태어나지 않았고

전쟁 중에 자라지 않았고

다음 끼니 걱정하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태어나지는 않았던


평범했지만

당연하지 않은 고마운 날들.



고맙다.





- 쓰고 보니 모님께 고맙네.



엄마.

고마워.


아빠.

돈대 줘서 고마워.




스키나 스케이트 등을 가르쳤다는 거.


수영을 보내줬다는 것.


롤러 블레이드를 사주고

자전거를 가르쳐줬다는 것.


그때는 몰랐는데

애 자전거 하나를 사주려다 보니 알겠어.



얼마나 많이 알아보고 신경을 써서

하나를 마련해주는지를.



자전거 하나를 타게 하려면

얼마나 많은 날들을 같이 나가서 잡아줘야 하는지를.



생활비에서 얼마를 떼어내서  

자식 뭔가를 가르치는데 썼는지를.




울컥.






- 마지막으로 쓰고 보니.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운동 다하고 살아야겠네.




한때는 스키장이 운동 공간이었는데

이제 스키장을 가면 다른 루틴이 있다.



가자마자 을 좀 보고

정상에 곤돌라 타고 가서 치도 좀 보고


코코아 마시고

육개장 사발면만 때리고 온다.

(유노 아임 새앵?)




스키복?



왜 입어?




안 탈 건데?




춥다...... 쓰바...


내복 입고 핫팩 배에 붙여도

춥다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숫자는 괜히 더해지는 게 아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지금 해야겠다.



"아직 우린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따라 부르고 계신 동시대 분들~

함께해요~~~~~) 




-마지막으로..

 쓰고 보니... 욕구 명상 100일.

이대로 괜찮은가??



잠시 걱정이?


구 명상을 100일 동안 할라 했는데


어느 날은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리고

('소통'이 제시어인 날은 하루 종일 뫼비우스의 띠를 그렸다)


날은 오늘처럼

인생을 돌아보며 끝없이 추억여행을 한다.



이게 욕구 명상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이 책을 쓴 저자에게 물어봐야 하는 건가?



(3초 고민)



뭐...



아무렴 어떠랴?



이거 한다고 샤부작 샤부작.


얼떨결에 시작한 힘으로 

관성의 힘을 받아 

쭈~욱 밀고 나가고 있.



그거면 됐다.


마음을 써서

글을 썼으니


이제 몸을 써서

스트레칭을 하고 자련다.


운동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내 상태를 애도하며

이 책들도 주문했다.


http://aladin.kr/p/BPxJZ


http://aladin.kr/p/TeNC0


근데...(Mr. Gray 등장)


"운동을 하려면

그냥 운동을 하면 되지

무슨 또

운동에 대한 책을 사고 있냐. 


운동 안 하는 애들의 특징지~

펜대랑 머리만 굴리는 애들~"





넌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책 한 권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앞으로 내가 보여주마.
이 책 읽고 내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https://brunch.co.kr/@hisilver2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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