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 내 삶의 운동들(0920)

오늘의 나를 안아주세요 - 날마다 욕구 명상

by 유하나


운동



이 나이까지 슨 운동을 해봤나?


욕구 단어 나온 김에 거슬러 올라가 본다.





1. 태아 때


엄마 뱃속에서의 발차기.


'발에 닿는 거 이거 뭐야?


일단 차 보자~


뻥!


뻥!


느낌 좋은데?'




얼마나 신기했을지?



둥!


둥!


둥!


재밌네?








2. 영유아기


뒤집기.

기어 다니기.

걷기.

뛰기.


평생 이때만큼 생활체육을 했던 때는 없었겠지?



자고 먹고 밥 먹는 시간 빼고

온종일 움직였을 것이다.



뒤집어보고 기어 보고 걸어보고 뛰어!




3. 국민학생 때


- 롤러 블레이드

친구들과 아파트 단지를 정신없이 누비며 숨이 턱까지 차게 달렸다.

어둠이 깔릴 때쯤 아파트 창문에서 들리는 소리.


"들어와!!

밥 먹어!!"






- 당개 3년: 태권도

남동생이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유년기.

예상치 못한 시련이 시작되었다.



태권도장에서 집에만 오면

나를 상대 그날 배운 것을 연습고 ㅈㄹ.



그중 가장 무서웠던 ,


'날!


라!


차!


기!'



나는 살아남기 위해

동생의 태권도 동작을 흉내 내며

하루하루 방어 실력을 늘려갔다.


그때는 아주 동생이 미워서 이를 갈았다.


그랬던 남동생이 이렇게 과묵하고 젠틀해지다니.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우리 애한테도

희망이 있군!





-놀이터 얼음땡


엄청 재미있었던 기억이.


수도 없이 했던 기억이.


맨날 술래 했던 애가

자기만 술래 한다고

질질 울었던 기억이.






- 수영

건영옴니백화점 9층인가 10층에 있던 수영장에 다녔다.


수영은 너무 싫었다.


수영만 하려고 하면

춥고 트림이 꺽꺽 나고 토할 것 같았다.


'아니. 수영만 하려고 하면 왜 이러는 거지?'

했는데


이제는 그 이유를 알겠다.


수영하기 직전에 일매일

떡볶이 가판를 들러서 배 터지게 먹고 갔다는 거.


그게 문제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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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간대도

난 수영을 포기하면 했지

떡볶이를 포기지는 않을 거야.


(이 책이 나왔을 때

'아놔.. 이렇게 책 제목 잘 짓고~ 아놔~~'

연발하며 공감한 1인.)

http://aladin.kr/p/hKERS







-자전거

타긴 탔는데

즐겼던 기억은 없다.


왜일까?





-스케이트

배우긴 배웠는데

겁나 추웠던 기억만.


장기 결제를 했는데 로 감기에 걸렸다고

엄마가 돈 아깝다고

감기 걸린 나한테 짜증 냈던 기억이.




엄마!



진짜!!!



친엄마 맞아?







(코로나 때

다른 엄마들

애 보호한다고 집에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이 악물고 데리고 있을 때


너는 애 어린이집, 유치원 개근시킨 . 기억나냐.

교육에 있어 호함은 유전인 듯)






-줄넘기


학교 숙제였던 듯?

지금으로 말하면 수행평가?


한철 열심히 했다.




-국민체조

지금도 외운다.


학교에서 다 외우게 다.


틀리면 엎드려뻗쳐를 시켰던 것 같다.


공포 분위기는

암기시키는데 특효!






-스키

원래는 인 강습이었다.


엄마 아는 사람이 받을 계획이었나 어쨌나?

기억이 잘 안 난다.


그런데 기억은 난다.


엄마가 갑자기 키복을 사가지고 나를 스키장에 데려갔다.



내 손을 끌고 가서

담당 코치은 사람이랑 딜을 했다.


"얘 좀 그냥 껴줘요~"

나는 그런 엄마가 부끄러워서

엄마 옆에 몸을 베베 꼬다.


우리 엄마는 다양한 특기가 있었는데

그중에 모두가 혀를 내두르며 인정하는 것은 이것이다.


'물건 가격 후려쳐서

상점 주인 미치고 팔짝 뛰게 한 후에

처음에 불렀던 가격보다는 약간 높게 불러

상점 주인 정신 홀라당 빼놓고

그 사이 허를 찔러 뭐에 홀린 듯 거래를 성사시키기'



'나를 갑자기 어딘가에 밀어

(돈 안 내고) 얘도 봐줄 수 없느냐!?'

일단 묻고 보는 것.


'안되면 말고' 전법으로

찔러보는 것이다.


(아.. '안되면 말고'....이것도 엄마를 닮았군)


스키도 그렇게

성인반 깍두기로 배게 되었다.




날 아줌마 아저씨만 보던 코치는

그 당시 어린 소녀였던 내가

조카같이 예던지,



직접 초, 중, 상급 코스를 데려가서

2박 3일 개인교습을 해줬다.


그때 처음 알았다.


개인교습은 비싼 이유가 있구나!


1대 1로 코치해니 완전 잘 알아먹겠었던 기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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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중고등학생 때


새로운 운동을 배운 기억이 없다.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이다.


그 당시의 나는 무슨 운동을 했을까?


정말 아무 운동도 안 한 것인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A학원. B학원. C학원... 등등을 다닌 듯하다.


**************************************라고 피해자 모드.


불쌍 모드.


로 포즈 좀 잡다가.

하루 정도 지났나?



갑자기 막장드라마에 인공처럼 기억이 났다!


왜 완전히 잊었던 기억이 막 떠오르는뒈에~~~~!?





하긴???!!! 뭘 안 해~~~~~?


고등학교 때

축제가 매년 렸다.



그때 여자축구와 치어리더를 했다.


나름 스포츠계 인싸였던 것!


축구는 왜 했~


그냥 멋질 것 같아서.


치어리더는 왜 했냐~


그냥 예쁠 것 같아서.



막상 해보니

축구보다 재밌었던 것은,

그 당시 같은 반 남자애 ㅅㅈㅌ 보는 것.

(이름도 안 잊어먹음)




얘는 유년기에 독일에 살다와서

그 후 독일 축구에 미친 애였는데


우리 여자축구부가 그를 겨우 겨우 초빙하여 코치를 맡다.


그러나.


이는 비극의 시작.


그저 순수한 독일 축구 팬이던 그 남자 애는

독일 축구가 아니라

우리 때문에 서서히 미쳐갔던 것.....


그 당시 우리는

의욕도 실력도 없이 축구장에서 아메바처럼 흐물 대곤 했다.


공을 보면 기를 쓰고 상대팀에게 가서 빼앗아 오든지

기를 쓰고 내 공을 안 빼앗기려고 해야 할 텐데


둘 다 안 했다.


힘들면 그냥 공을 보고도

터벅터벅 걸었다.


'나중에 어차피 0대 0으로 승부차기할 건데 왜 뛰어~힘들어~'

라고 생각했던 억이 난다.



그 모습을 보고


경기 중에 ㅅㅈㅌ는 우리를 향해

"달려!! 달리라고!!"

"잡아!! 잡으라고!!"

소리를 고래~ 고래~를 지르다가



"미쳤어?! 뺏기면 어떡해?"라고도 하다가


결국에는 벤치에 옷을 던지고

"그러려면 때려치워!!"라고 말하 했다.


그리고는

씩씩거리며 어디론가 가버다.


그러면 우리는 또 그를 찾아 헤매고

(매점에 있든지

아니면 교실에 있든지

아니면 어디 운동장에서 씩씩대고 있었다)


그는 삼고초려를 거쳐 다시 돌아오고

..

우리는 정말 열심히 하겠다 그 앞에서 다짐하고

..

그러나 우리는 의지박약으로 다시 경기장에서 '걷게 되고'


그는 또다시 미쳐가고.


......




항상 똑같이 끝나는 엔딩을 지켜보는 게

꽤나 재밌었다.


그 똑같은 엔딩이

묘한 안정감을 주었고


나에겐 이러나저러나 상관없는 '겉멋 축구'

어떤 이에게는 저렇게 펄쩍 뛰고 죽고 살고의 문제라는 것이 신기했던 기억.





그리고.


사진첩을 뒤져서 찾은 한 추억 하나.


치어리더 단체사진


고등학교 때 치어리더 단체 사진.


몰라.



다른 건 모르겠고

그냥 그 당시 치어리더 선배 언니들이

치어리더를 하려면 깡을 키워야 한다며


고2 애들을 무슨 강남역 콜라텍 같은데 데려간 기억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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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해 선정한 곡이


룰라의 3! 4! 였던 것.




4. 대학생 때


- 스키, 스노보드


캐나다 밴쿠버에 9개월 살았다.


밴쿠버 설질!


말해 뭐해.


솔까 평창이랑 밴쿠버랑 둘이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맞붙었을 때

콧방귀가 나왔다.


이건요...


비교불가입니다.


전 대한민국인이지만

애국심과 상관없이

평창과 밴쿠버는 비교대상이 아닙니다요.

떨어졌다고 안타까워할 대상이 아니란 말입니다요.






너 친구 보드 들고 뭐하냐.



그리고


또. 속 떠오르는 기억.


(누가 좀 멈춰줘!!!!)


밴쿠버 있을 때


연습 진짜 1도 안 하고

무슨 카누대회에 나가서 꼴등 했고,


Sun run이라는 마라톤도 나갔다가

거의 꼴등 했다.


그니까 나는 때부터 그런 애였던 거다.


'자유로운 움직임:운동'이 너무나 중요한 애.

그게 너무 재밌는 애.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아는 애.


(IC..... 내 애가 왜 그런지 몰랐는데

나 닮아서 그렇구나... 깊은 깨달음...)







5. 직장생활 시작하면서부터(20대 이후)

-요가

-30분 순환운동센터

-댄스학원 : 춤은 9등급이라는 것을 깨달음. 포기.

- 걷기: 남편과 결혼하고 애 낳기 전까지 5년 동안 많~~ 이. 최근에도 혼자.

- 임신했을 때: 걷기, 임산부 요가, 아쿠아로빅 (with 70-80대 꽃할머니들)


만삭 아쿠아로빅!


이거.


정말 재밌음!


만삭에는 몸이 80대 할머니보다 더 불구가 되는데

물속에서 만큼은 잠시.

현실을 잊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애 나오기 이틀 전까지 했다.


수영장 함미들이

"그러다 애 나오면 어쩌려고 그려~" 걱정할 정도로 만삭의 배를 물속에서 미친 듯이 흔들었다.


7080 발라드로 천천히 시작하여

트로트 메들리로 정절에 달하는 아쿠아로빅!


지금도 어디 열었다고 하면 당장!

가고 싶다.


(사진이 없는 게 아쉽.

있었으면 벌금행)







8. 최근


걷기만 근근이 하고 있다.


틈만 나면 글을 쓰니

몸을 쓸 시간을 못 갖는다.


이 불균형에 대해

인식은 하고 산다.


인식은 하지만

삶이 바뀌지 않는 것에 대한 애도가 있다.


애도가 클라이맥스에 달하면

몸을 움직이려나.







9. 앞으로 배우고 싶은 운동


발레





남편한테 말하니


"자기야~세 번 생각하고 시작해"

라고 쳐다도 안 보고 말한다.


하도 부인이 하고 싶다는 게 많으니 말이지.




그러거나 말거나

난 이미 마음을 정했다.


마음을 정한 데는 운명적인 인이 있었다.




지지난주 우연히 갔던 음식점에 있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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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운명이야!!!'





그리고


오늘 읽은 한 구절.


저는
발만 담그는 느낌으로 만족해요.

주짓수 옷 입고
도장에서 자세 한번 잡아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거죠

-유튜브 '박막례 할머니' 김유라 PD-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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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발레복 입고

전신 거울 앞에서 폼 한번 잡아보는 것만으로 된 거지!







10. 쓰고 보니- 알아차림


- 쓰고 보니 다양하.


그 나이대 애들이 하는 것들을 하고,

학교에서 하라는 거 하고,

엄마가 시켜주는 거 하고,

친구들이 하는 거 따라 하고,

그냥 그 시대에 유행하던 것들을

별생각 없이 그냥저냥 해왔구나.


별생각 없었는데 할 거 다 했네??



'평범'이라는 단어가 가진 위대함.

내가 뭐라고 저런 것들을 다 해봤을까?


갑자기 느끼는

평범함의 축복.



아프간에 태어나지 않았고

전쟁 중에 자라지 않았고

다음 끼니 걱정하는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 태어나지는 않았던


평범했지만

당연하지 않은 고마운 날들.



고맙다.





- 쓰고 보니 부모님께 고맙네.



엄마.

고마워.


아빠.

돈대 줘서 고마워.




스키나 스케이트 등을 가르쳤다는 거.


수영을 보내줬다는 것.


롤러 블레이드를 사주고

자전거를 가르쳐줬다는 것.


그때는 몰랐는데

내 애 자전거 하나를 사주려다 보니 알겠어.



얼마나 많이 알아보고 신경을 써서

하나를 마련해주는지를.



자전거 하나를 타게 하려면

얼마나 많은 날들을 같이 나가서 잡아줘야 하는지를.



생활비에서 얼마를 떼어내서

자식 뭔가를 가르치는데 썼는지를.




급 울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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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쓰고 보니.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운동 다하고 살아야겠네.




한때는 스키장이 운동 공간이었는데

이제 스키장을 가면 다른 루틴이 있다.



가자마자 을 좀 보고

정상에 곤돌라 타고 가서 치도 좀 보고


코코아 마시고

육개장 사발면만 때리고 온다.

(유노 아임 새앵?)




스키복?



왜 입어?




안 탈 건데?




춥다...... 쓰바...


내복 입고 핫팩 배에 붙여도

춥다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만

숫자는 괜히 더해지는 게 아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



하고 싶은 거 있으면 지금 해야겠다.



"아직 우린 젊기에~

괜찮은 미래가 있기에~

(따라 부르고 계신 동시대 분들~

함께해요~~~~~)




-마지막으로..

쓰고 보니... 욕구 명상 100일.

이대로 괜찮은가??



잠시 걱정이?


욕구 명상을 100일 동안 할라 했는데


어느 날은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리고

('소통'이 제시어인 날은 하루 종일 뫼비우스의 띠를 그렸다)


어떤 날은 오늘처럼

인생을 돌아보며 끝없이 추억여행을 한다.



이게 욕구 명상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

제대로 하고 있는 건가?

이 책을 쓴 저자에게 물어봐야 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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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초 고민)



뭐...



아무렴 어떠랴?



이거 한다고 샤부작 샤부작.


얼떨결에 시작한 힘으로

관성의 힘을 받아

쭈~욱 밀고 나가고 있.



그거면 됐다.


마음을 써서

글을 썼으니


이제 몸을 써서

스트레칭을 하고 자련다.


운동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내 상태를 애도하며

이 책들도 주문했다.


http://aladin.kr/p/BPxJZ


http://aladin.kr/p/TeNC0


근데...(Mr. Gray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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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하려면

그냥 로 운동을 하면 되지

무슨 또

운동에 대한 책을 사고 있냐.


운동 안 하는 애들의 특징지~

펜대랑 머리만 굴리는 애들~"





넌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구나?


책 한 권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앞으로 내가 보여주마.
이 책 읽고 내가 어떻게 변해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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