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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나 Sep 24. 2021

길바닥에서 잘 권리-보호 받음(0923)

날마다 욕구 명상-오늘의 나를 안아주세요(100일)



0.

추석 연휴 동안

읽고 싶고

쓰고 싶어서 안달이 났다.


지금은

추석 연휴 다음 날 밤 11시 40분.


겨우 쓸 수 있는 짬이 난다.


20분 만에 쓸 수 있는 글을 쓰고

신데렐라처럼 자러 갈 거다.




1. 오늘의 욕구 단어


보호 받음



보호받아본 경험은 큰 자산이 된다.


보호받아 본 자는 

타인을 보호해주는 것이 어렵지 않다.



성인이 면 그냥 보호 같은 거 필요 없이  

독불장군처럼 사는 줄 알았는데,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지금까지

아빠, 시부모님, 남편, 친구들, 직장동료,

심지어 이제는 다섯 살 준이의 보호를 받고 산다.

(최근 제일 감동적인 순간은

바퀴벌레 시체를 보았을 때

준이가 나 대신 휴지로 집어서 변기에 버려준 것이다!)



대학교 학비를 부모가 내주

결혼식도 (물론 내 돈도 합쳤지만) 

부모 돈이 베이스였다.


이게 대한민국에서 당연한 일이 전혀 아니니

지금까지 받을 보호는

넘치게 받 셈이다.


사실 대학도 내 돈.

결혼식도 내 돈.

으로 했다 쳐도



여기 태어나자마자 자기 손으로 똥 닦은 사람?

여기 태어나자마자 자기 손으로 밥 떠먹은 사람?

여기 태어나면서 지알아 숙면한 사람?

푸츄핸접??


지금 살아있다면

누군가의 보호가 었던 셈.



이 사실을 떠올리면

감사하다.


근데 동시에 미안하다.


아.. 이 '부채의식'


고미숙 작가는 여러 책에서

'한국의 부모-자녀 사이'는 이 '부채의식'때문에

걸림이 많다고 지적했던데.


나와 내 부모 사이에

돈이

걸림이 되지 않기를 바라본다.


돈이라 생각말고

보호라 생각해본다.


기꺼이 보호해 주신 것이

기꺼이 보호를 받자.


주면서 행복하셨을 거다. 

(그건 니가 결론낼 문제는 아니고ㅎㅎ)






2.

이제 내 차례인가 보다.


집안의 '허리'가 되어간다.


아래로는 이가 나의 보호를 받고 있고

위로는 부모님들을 보호해야 할 일이 늘어간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보호 보호로!!


충분히 보호받았으니


넘치게 갚아보자.






3.


수원-화성행궁어차




남편과 나.

둘 다 쉬는 날이라 수원여행을 갔다.


아이가 화성행궁 어차를 타고 싶다 노래를 부르네?


그런데 차에 탄지 5분도 안되어


"엄마... 언제까지 타는 거야?

나.. 다시 연 날리고 싶은데"하더니


꾸무룩.. 내 쪽으로 기대어 잠이 든다.


그 아이를 무릎에 조심스레 뉘이고

어차가 도는 40분 동안 손수건으로 햇빛을 가려준다.


종점에 도착해서까지 세상모르고 잠이든 너.  



벤치로 옮겨서



또 1시간을 머리를 괴어주고


붙으려고 하는 벌레를 떼어주고


햇빛을 가려주고


다리가 불편할까 펴주고


바람이 부니 추울까 옷을 덮어주고


움찔움찔할 때마다 더 자라고 토닥인다.



이렇게 당연하다는 듯.

누군가에게 몸을 맡겨 잠이 들 수 있다는 것.


누가 날 보호해주겠지.

하며 길거리에서 꾸무룩.

잠들어버릴 수 있다는 것.


어른이 되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일이다.


아이의 특권이지!


문득 친구의 일화가 생각난다.


회사에 나가기가 죽도록 싫어서

아침마다


"넌 어른이야. 넌 어른이라고!"

라고 외친단다.



3.


아이야.


지금 받을 수 있는 보호를 마음껏 누리렴.


엄마가 지금은

밑도 끝도 없이 보호해줄게.


 

그리고

이때의 안정감을 마음 깊이 간직하렴.


 

그리고 나중에 세상에 갚아주는 거야.


이에는 이!


눈에는 눈!


보호에는 보호로!



세상 따뜻한 곳- 엄마품



1시간을 무릎에서 자는 아이



욕구명상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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