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걷기로 했다.

by 안녕스폰지밥

매일 반복되는 이 길을.

매일 4시간을 반복하는 내 길을.

그냥 걸었다.

지금 뛰지 않으면 더 늦을 수도 있는 이 길을.

어차피 늦은 바에야 걷기로 했다.

매일매일 걸어가는 이 길에서 뛰어야 한다면

미치거나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걷기로 했다.

깜박이는 신호등 앞에서는 걸음을 멈췄고.

걸으면서 마주 오는 바람에 안겼다.

도착한 지 며칠 안 된 가을 안에서

내 길을 걸으며

살아오며, 조급해서 얻은 것과 잃은 것을

온몸으로 안아주었다.

눈이 시렸다..


_2012.9.7. 출근 지각 앞에서.


IMG_4022.jpg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백구. 그들만의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