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만에 오래된 지인에게 연락을 하니, 곧 산티아고 순례길로 떠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 소리를 듣자저도 모르게 '선생님, 정말 잘하셨네요'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몸이 아픈 아들과 평생 교직에 몸담고 살아오신 사모님과 아직 다하지 못한, 다 풀지 못한 삶의 사연들을 바람처럼 훨훨 털고 싶은 그 마음이 문득 뭉클하게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교실에서 학생들에게는 늘 자신이 가야 할 삶의 목적과 방향을 분명하게 세우는 것이 곧 인생의 승자가 될 수 있는 지름길임을 강조하면서 정작 아직도 제 자신은 '어디로 가야, 나의 길인지를 찾지 못해' 늘 고민하며 헤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고민은 앞으로도 꾸준히 지속될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 고민 속에서 어디 즈음, 무엇을 깨닫고 살아왔는지에 대한 물음과 답변만이 조금씩 쌓여갈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그 답변의 끝에 한층 성숙한 모습이 자리잡게 된다면 그래도 충분히 고민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 위로를 삼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