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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7. 2017

원주의 맛

막국수, 옹심이칼국수 

강원도에 가면 유달리 많이 보이는 음식점 간판들이 있다. 자주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바로 막국수다. 원주의 맛 막국수의 맛의 차이는 대부분 반죽 방법에 따라 좌우되며 육수는 달콤한 정도에 따라 감칠맛이 달라진다. 막국수의 면발 역시 쉬이 뱃속을 넘어가기 때문에 먹는데 어려움이 없다. 원주의 유명한 음식점에는 막국수와 옹심이 국수를 함께 판다. 옹심이 국수의 재료는 주로 감자나 메밀이고 강원도의 또 다른 맛인 올챙이국수의 재료는 옥수수를 사용한다. 


먹기에 편한 맛이어서 그런지 막국수만으로 세끼를 먹을 수 있다. 동치미만 쓰는 곳, 사골 육수만 쓰는 곳, 사골육수와 동치미를 섞어서 쓰는 곳과 육수 주전자가 따로 나오는 곳도 있고 양념장 맛도 모두 다르고 찬의 맛도 모두 다르다. 비슷해 보이는 막국수이지만 개성이 있어 다른 음식이다. 

감자와 옥수수는 주로 강한 생활력의 근원이었으며 충남이나 전남의 기름진 평야에서의 나는 윤기가 좔좔 흐르는 쌀을 먹으며 풍요로운 생활을 영위하였던 사람들은 강원의 높고 깊은 땅의 척박한 맛을 잘 알지 못한다. 메밀은 쌀이나 밀가루보다 아미노산 등의 영양가가 많고 식물 섬유도 많아서 각종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 

쫀득한 면발을 입안으로 넣어 본다. 육수도 한 수저 마셔본다. 제대로 막국수를 하는 집은 육수를 끓이는 것을 마라톤 경주와 같다고 표현한다. 거품을 끊임없이 걷어내고 여기에 무, 고추, 마늘, 생강, 설탕 등을 넣고 소금으로 간을 낸다음 물을 보충한 다음 잘 식히면서 마무리한 것의 맛이 좋다. 제분한 메밀가루는 하얀색이지만 여기에 커피 원두처럼 메밀가루를 로스팅하여 볶은 메밀가루를 섞으면서 이렇게 검은색을 띠게 된다. 

옹심이 국수의 면발을 입안에 넣고 먹어보니 후루룩했을 ㄸ 칼국수 면이 찰지게 입안을 감싼다. 면이 조금 굵으면서 매끈한데 반죽 숙성이 잘된 것 같다. 

자꾸 국물이 들어간다. 신선한 메밀가루와 향기가 입안 가득 퍼지는데 고소한 향이 좋다. 은은한 양념이 자꾸 생각나서 입안을 가시기 위해 물을 마시고도 다시 한 모금 마셔보고 다시 한 모금 마신다. 물도 좋고 비빔도 좋지만 비빔은 양념을 듬뿍 얹어 나오는데, 자극적인 맛이 싫다면 반 이상 들어내고 먹으면 된다. 

원주에는 꿩이 또 유명하다. 꿩요리를 잘하는 집들도 있지만 은혜를 갚은 보은 설화로 원주 지역에 내려오고 있다. 꿩요리와 추어탕으로 유명한 원주에는 강원도의 척박함을 이겨내고 자리 잡은 다양한 맛들이 있다. 


옛날에 치악산을 넘던 한 선비가 구렁이 공격을 받는 꿩 둥지를 발견하고 구해주었는데, 그날 밤 도리어 선비가 구렁이의 공격을 받자, 꿩 가족이 상원사의 종을 쳐서 선비에게 은혜를 갚았다”는 내용으로 상원사의 종을 “보은의 종”, 꿩 가족을 “은혜 갚는 꿩”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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