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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7. 2018

보부상

길 위의 삶을 만나다. 

부보상 혹은 보부상이라고 부르는 이들은 전국으로 돌아다니면서 물자를 움직이던 사람이었다. 길 위의 삶은 이들이 살아가는 삶을 일컫는다. 봇짐을 지고 다니는 봇짐장수와 등짐을 지고 다니는 등짐장수 등을 함께 일컫는 것이다. 특히 돈과 물자를 가지고 다니기 때문에 도적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무리 짓기 시작하여 지역별로 조직을 구성하여 외부의 위협에 함께 대응했다. 


보령에는 충남에서 바다와 면해 있는 곳으로 보부 상전을 여는 의미가 있다. 예덕상무사, 원흥주육군상무사, 저산팔읍상무우사, 저산팔읍상무좌사는 충남에 그 유물과 자료, 단체가 남아 있는 보부상 단체들이다. 이들의 활약상을 만나고 서해안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다채로운 색깔을 만나볼 수 있다. 

조직의 장인 '접장'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이들은 19세기경에는 보부상들은 국가의 승인을 받아 전국적인 조직을 갖추었지만 삼군부에 부속되었다가 해상공국, 상리국을 거쳐 일제강점기에 보부상 조직이 소멸되었다. 

보부상들의 의리도 대단했던지 오로지 신의로써 법도를 세워 경조사에는 서로 방문하고 환란을 당했을 때는 서로 구제해주며 부자 형제와 같은 정으로 마음과 힘을 함께 모았다고 한다. 

"오로지 신으로서 법도를 세워 경조사에는 서로 방문하고, 환란을 당했을 때는 서로 구제해 주니 부자 형제와 같은 정으로 마음과 힘을 함께 모으고 있다." - 판하상리국절목


차 정류는 각 읍의 군수나 현감이 보부상의 임원들을 임명하는 문서로 한산, 비인, 홍산, 부여, 서천, 남포등에서 집중적으로 1845년에 발급되어 저산팔읍상무우사의 조직이 형성되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들은 물건을 훔쳐가는 도적들을 처벌해줄 것을 청원하는 민원서류들도 보냈다. 


활동하던 상무사들 조직은 이렇게 인장을 사용했다. 이들에게도 신뢰는 필요했다. 보상(褓商)과 부상(負商)을 총칭하는  ‘부보상(負褓商)’이라고도 부르는 이들 중 보상은 보자기에 싸서 들거나 질빵에 걸머지고 다니며 판매하였고, 부상은 상품을 지게에 얹어 등에 짊어지고 다니면서 판매하였다. 보상을 ‘봇짐장수’, 부상을 ‘등짐장수’라고도 부른다. 

충청남도의 저산 8읍을 단위로 한 상무사우사의 임원으로, 그 위에는 도(道) 내의 각사(各社)를 망라, 통할하는 도접장과 도반수(道班首)가 있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 상인들을 천시하는 문화가 있었기에 서로를 지켜주고자 이들의 규율은 엄격했다. 보상회는 서로를 위하고 구제하며 친절하고 친근하게 대하며, 윗사람을 섬기고 동료를 사랑하며, 병든 자는 구제하고 죽은 자는 장사 지내 줌으로써 상업을 통한 축재를 하고자 했던 행상 조합으로 활동을 했다. 

보부상의 흔적을 이렇게 자세히 살펴보는 것은 처음이다. 조선 조정에서는  그들에게 어요(魚鹽)·수철(水鐵)·토기(土器)·목물(木物) 등을 판매할 수 있는 전매 특권을 부여하였으며 국가의 일정한 보호를 받는 대신 유사시에 국가에 동원되어 정치적인 활동을 수행해 온 역사를 가졌다. 임진왜란 당시에 행주산성 전투에서 식량과 무기를 운반하고 보급하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보부상들은 이렇게 짚신을 신고 다니면서 판매를 했는데 취급물품과 판매방식에 다라 등짐장수와 봇짐 장수로 구분되며 지게를 이용한 등짐장수는 지게를 이용하여 각종 생필품을 취급했는데 물고기, 옹기, 토기, 나무 그릇과 대나무로 만든 물품 등을 취급하였다. 


보부상 전이 열리는 보령 지역에서 대표적으로 활동한 보부상단인 ‘원홍주 등 육군상무사’(이하 육군상무사)였다. 보부상이 가장 많았을 때인 19세기 말에는 전국의 보부상의 수는 25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객지에서 병이 들어 고생하거나 객사(客死)한 보부상을 보면 일면식이 없어도 돕거나 땅에 묻어주었던 길 위의 삶은 보령에 이어지고 있다. 


새우젓 사려 조개젓 사려, 초봄에 담은 쌀새우는 세하 젓이요, 이월 오사리는 오젓이요, 오뉴월에 담은 젓은 육젓이요, 갈아 담은 젓은 추젓이요, 겨울 산새 우는 동백 젓이오.―보부상의 새우젓 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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