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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4. 2018

찍어주세요.

통영 중앙시장 사람들

혹시 선거이야기라고 생각했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이니 창을 닫아도 좋다. 요즘에는 사람 사진을 잘 찍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찍어달라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처음 보시는 분들이다. 다른 사람의 카메라의 렌즈에 찍히는 것을 좋아하는 않는 사람들도 많지만 굳이 부르면서 포즈를 취해주시는데 안 찍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통영 중앙시장은 강구안에 근접해 있는 시장으로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통영 중앙 전통시장은 통영수산물시장과 연결이 된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회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꼭 한 번 들려볼 만한 곳이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로 유명한 백석 시인이 부러워했다는 통영은 시장 뒤편으로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돌아보는 재미도 있지만 시장만의 충무김밥과 통영꿀빵 등을 찾아서 먹는 재미가 더 좋다. 

 

바다낚시 4대 어종으로 감성돔, 참돔, 벵에돔, 돌돔을 꼽을 수 있는데 그중에서 돌돔은 가장 낚기가 어렵다고 한다. 육지에서는 돌돔을 제대로 먹으려면 어느 정도의 출혈(?)이라고 말할 수 있는 돈을 써야 하지만 통영 중앙시장에서는 3~5만 원에 푸짐하게 떠갈 수 있다. 

보통 회를 많이 안 먹어본 사람들은 우럭이나 광어 혹은 도미를 많이 먹지만 병어를 한 번 먹어보면 그 맛에 푹 빠질 수밖에 없다. 등 쪽은 푸른빛을 띠는데 몸통은 선명한 은빛이다.  난해성 어류로서 우리나라의 서·남해와 동지나해, 남일본에 많이 분포한다. 병어는 여름철의 고급어로서 맛이 있는 생선이다. 지금도 병어를 회를 떠서 올라오지 않은 것이 아쉬울 정도다. 

사진을 찍자 상인분들이 자신들도 찍어달라고 포즈를 취한다. 사람 냄새가 많이 나는 시장이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2~3kg 기준에 3만 원 정도를 회 떠갈 수 있고 조금 덩치가 있어서 5kg가 넘는 것도 5만 원을 넘지 않는다. 무얼 사갈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통영꿀빵이나 사러 간다. 

가을 전어는 옛말인가 보다. 아직 말복인 16일도 지나지 않았는데 전어가 많이 눈에 뜨인다. 난 분명히 16일이 말복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어떤 분이 17일이라고 해서 다시 보니 17일은 칠석이다. 말복은 16일이다.  상인은 엄장하여 서울에서 파는데 귀천(貴賤)이 모두 좋아한다고 하였다. 또, 그 맛이 좋아 사는 사람이 돈을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전어(錢魚)라고 하지만 횟감 중에서는 가장 저렴한 편에 속한다. 


 “큰 것은 1척가량이고 몸이 높고 좁다. 빛깔은 청흑 색이다. 기름이 많고 맛이 좋고 짙다. 흑산도에 간혹 있는데 육지에 가까운 곳에서 나는 것만 못하다.” 정약전(丁若銓)의 ≪자산어보 玆山魚譜≫

이곳에서 생선이나 해산물을 살 때는 흥정을 하기보다 조금 더 얹어달라고 하는 것이 현명하다. 


 

인터넷 등에서는 500g에 1만 5천 원 정도이고 1kg는 3만 원이지만 이곳은 그것보다는 조금 더 저렴하다. 타이거 새우는 요리를 해서 먹거나 찜이나 버터구이를 해서 먹으면 맛이 좋다. 

2016년 전국 우수시장박람회’에서 통영 중앙 전통시장이 ‘우수 시장’에 선정되는 영예를 받기도 했는데 역시 이곳도 먹자골목이 조성이 되어 있다. 


 


통영 중앙 전통시장은 저렴하게 해산물이나 횟감을 구매할 수도 있지만 몇 년 전부터 통영의 전통공예인 나전칠기를 비롯하여 음악과 미술을 함께 배울 수 있는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통영 중앙 전통시장에 있는 물고기의 수는 이곳을 드나드는 사람들과 상인의 수보다도 더 많을 만큼 물고기 반 사람 반이 어우러진 공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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