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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9. 2018

은행나무

유일하게 살아남다. 

우리가 흔하게 보면서도 가장 오래된 고목으로 남아있기도 한 은행나무는 가을에 황금색으로 빛이 나는 나무다. 은행나무는 은행나무목에서 오랜 세월의 거쳐 유일하게 살아남은 교목이다. 은행나무에는 벌레나 각종 세균이 기생하기가 힘들다. 아름다운 관상수로 천년을 넘게 살아남아 전국에 적지 않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가을이 시작되면 한 번쯤은 천년이 넘는 세월을 살아와서 멋들어진 자태를 가지고 있는 보석사의 은행나무를 보러 발길을 해본다. 은행나무의 수피(樹皮)는 오래된 나무의 경우 회색빛이 돌고 골이 깊게 패어 있으며, 결이 코르크 같아 보인다. 

금산 보석사 은행나무가 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이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65호로 지정되었다는 것이다. 1년 365일과 이 나무의 지정 숫자가 같다. 필자는 1월 1일이 시작이 아니라 이 은행나무를 보는 것으로 365일을 시작해 본다. 그러니 매년의 시작이 바뀔 수도 있다. 

나무의 높이는 40m이고, 가슴높이의 원줄기 둘레는 10.4m에 가지의 길이는 동서 쪽 25m, 남북 쪽 29m이다. 굵은 나무 밑동이 세로로 골지고 뿌리 부분에서 2∼3m의 움싹 줄기가 수 없이 돋아났다. 보석사의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 제365호로 지정된 것을 비롯하여 19그루의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또한 은행나무는 싹이 튼 지 20년 이상이 지나야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데, 씨를 심어 손자를 볼 나이에 열매를 얻을 수 있다고 하여 공손수(公孫樹)라고도 부른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방충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틸산이 있어 잎을 책 속에 넣어두면 책에 좀이 먹지 않으니 은행나무 잎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은행나무를 먼저 보고 옆에 있는 보석사를 보기 위해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말 그대로 금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기에 보석사라는 이름이 붙었다. 

보석사의 건물 앞에 앉아서 조용히 있으면 옆에서 흘러내려오는 시냇물 소리가 들려온다. 보석사의 안에는 절 안에는 대웅전, 기허당, 의선각, 산신각 등의 건물과 부속암자가 있다. 그중 의선각은 의병 승장 영규대사가 머물러 수도하던 곳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승병을 모집하여 중봉의 의병과 합세하여 금산이 왜적을 격퇴하려다가 700 의사와 함께 전사한다. 

약밤도 말려지고 있다. 지인이 아직까지 햇밤을 못 먹어보았다고 하는데 언제 까서 먹을지 살짝 궁금하다. 

일부러 수목을 이렇게 심어 놓았는지 모르지만 좌측에는 짙은 녹색이 우측에는 노란색으로 변해가기 전에 싱그러운 녹색이 대칭을 이루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노을이 아름다운 보석사 천년 은행나무길에서 아름다운 추억뿐만이 아니라 가을의 정취와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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