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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05. 2018

삶의 의미

고성에서 드라이빙이 좋은 곳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일반 사람들보다 많은 터라 드라이빙을 해야 할 때가 많다. 매번 달라지는 풍경과 모습들 그리고 사시사철, 낮과 밤이 달라지는 일상을 자주 겪는다. 매번 똑같은 일상을 살다 보면 그 일상에 무뎌지며 더 이상 바꾸고 싶지도 않고 바꾸려고 하지도 않는다. 삶의 가치는 가만히 있는다고 생겨나지는 않는다. 고성에서 야간에 드라이브하기 좋은 곳은 어디일까. 

고성 남포항에서 고성 남산공원 오토캠핑장을 거쳐 돌아가는 신월로는 고성군을 대표하는 해안 둘레길로 해지개둘레길이라고 명명되어 있다. 밤에도 야경이 괜찮은 곳으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어서 드라이브하다가 잠시 쉬어가면서 여행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적이 드문 이곳에서 걸으면서 삶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옛날에 자신이 뒷사람의 위치에 있을 때 앞사람에게서 본 싫어하는 모습으로 뒷사람에게 먼저 하도록 시키지 말며 자신이 앞사람의 위치에 있을 때 뒷사람에게서 본 싫어하는 모습으로 앞사람을 따르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기본이다. 

저 멀리 보이는 화려한 야경의 다리는 자연 속 거대한 호수 같은 절경의 앞바다에 해지는 모습이 정말 아름다워 그립거나 사랑하는 이가 절로 생각난다는 의미의 해지개 다리로 오토캠핑장-해지 개다리-구선창까지 이어지는 해안 둘레길의 정점에 있다. 

이렇게 야경으로 재탄생한 것은 불과 3년 전의 일이다. 데크길은 꾸준한 보수와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저 데크길에 환하게 밝혀 있는 달빛을 쏘아서 맞출 수 있을까. 활쏘기는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볼 때와 유사하다고 하는데 활을 쏘아서 정곡을 맞추지 못하면 돌이켜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아주 가끔씩 이곳을 걸어 다니는 사람을 한 명씩 만난다. 밤에만 만날 수 있는 야경은 환한 태양빛에 가려 보지 못했던 것을 보여준다. 명암이 명확해져서 사물을 보는 시선이 더 확실하다고 할까. 그러나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극적 효과를 더해 주는 명암 대비로 그려낸 램브란트의 야경은  다른 인물이나 명암 효과로 인해 얼굴이 가린 인물이 생기면서 후원자들의 외면을 받았고, 작품 주문이 줄어들면서 파산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램브란트의 말년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야경을 보는 순간도 그리고 이 시간도 그렇게 지나간다. 삶의 의미의 비중을 어디에 두는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없어질 수 있는 것이나 움켜주고 있어도 빠져나가는 것에 있다면 언제든지 빈털터리라고 생각되는 순간이 온다. 야경이 멋진 고성의 해지기 둘레길에서 무언가 하나 건진 것이 있는 것 같아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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