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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굴밥

통영시장의 맛을 살리다.

통영의 굴이 한참 제철을 맞기 시작했다. 이럴 때 통영 굴을 먹지 않으면 무척 서운할 것 같았다. 통영의 항구를 품고 있는 곳에 통영을 대표하는 시장이 있는데 그곳에 가면 너무나 싱싱한 해산물이 넘쳐난다. 그런 생생함은 대도시의 대표 시장에서도 볼 수 없다. 에너지가 무척이나 넘치는 곳으로 발길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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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활어시장은 에너지 넘치는 활어가 어느 곳을 보아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활어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물고기로 생선을 잡아서 숙성한 선어와 다른 매력이 있다. 예를 들어 민어는 활어로 먹으면 하얗고 투명하지만 숙성된 민어회는 살이 붉은색을 띠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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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가 제철이다. 통영 활어시장에서의 방어는 보통 1미터가 모두 넘는다. 대방어란 말은 이곳에서는 1.5미터는 되어야 그렇게 부를 수 있을 정도다. 조기어강 농어목 전갱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인 방어는 아시아에서 잡히는데 지역에 따라 ‘부시리’ 또는 ‘히라스’라 부르는 경우가 있으나 부시리는 맛과 형태가 방어와 유사한 전갱이과의 다른 어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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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해산물이 자꾸 발길을 잡아 이끈다. 이 곳에 있는 모든 것을 먹어보고 싶지만 우선 대식가가 아니기에 선택을 해야 한다. 소라도 좋고 가리비도 좋고 소라나 멍게, 위에 있는 전복까지 먹음직스러워 보인다. 통영 활어시장에서는 한 바구니에 담은 것을 위주로 파는데 저렴한 어종은 3만 원에서 양이 상당히 많아도 5만 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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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치는 물고기가 작기 때문에 쥐치를 잡으면 그 양은 얼마 되지 않지만 맛이 좋아서 가끔 접해본다. 보통 쥐치는 1kg에 30,000원 정도에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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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통영시장에서 구입한 것은 바로 제철에 먹어야 하는 통영 굴이었다. 큰 봉지는 하나에 20,000원, 작은 봉지는 10,000원인데 10,000원짜리 굴 봉지를 하나 사면 4인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굴밥을 만들어서 먹을 수 있다. 통영 굴의 진가는 바로 국밥에서 나온다. 굴에 배인 우리 여인들의 정성을 알고 먹으면 밥맛이 한결 깊게 느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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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도 이곳은 항상 북적거린다. 굴은 몸을 건강하게 하고, 살결을 곱게 하고, 얼굴빛을 곱게 한다고 하는데 생굴은 비릿한 맛이 있어서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자주 먹기는 쉽지 않지만 굴밥은 밥맛을 잃은 사람이라도 한 그릇 뚝딱 비우게 할 정도로 뛰어난 풍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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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굴을 가지고 하게 될 굴밥의 주요 재료는 통영 굴과 인삼, 은행, 콩나물이 주요 재료다. 밥의 양은 4명이 먹을 정도의 양을 준비하고 나머지 재료는 모두 밥솥에 넣고 익혀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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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쌀을 잘 씻어서 1시간 정도 불려놓는다. 그리고 나머지 재료를 손질하면 된다. 먼저 사온 통영 굴을 잘 씻어서 다른 이물질을 제거한다. 그리고 콩나물을 씻은 다음 은행을 1분 30초 정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까기 좋게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인삼은 잘게 썰어서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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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에서 나는 굴은 조수간만의 차 때문에 알이 작지만 통영의 굴은 상시로 바다에 잠겨 있기에 바다의 영양가를 그대로 먹어서 통통하다. 통통한 통영의 굴의 끝에는 검은테가 있어서 좋은 굴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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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밥솥이 6인분인데 얼마나 양이 많은지 위까지 꽉 찼다. 4인이 먹기에 풍족할 정도가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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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장을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우선 양조간장 10큰술, 오미자청 1큰술, 깨 2큰술, 마늘 2큰술, 달래 한 묶음, 물 4큰술, 참기름 2큰술, 청양고추 2개, 고춧가루 2큰술, 후추 약간을 넣고 살짝 맛을 보면서 다른 재료를 조금 첨가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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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념장을 잘 담아보았다. 한겨울에 딴 굴을 급랭한 후 저장했다가 꺼내 굴밥보다 제철 굴로 만든 굴밥이 정말 맛이 좋다. 통영굴밥은 뜨거울 때 영양 달래 양념장을 조금 넣어 얼른 뒤섞어 먹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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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한 시간을 밥을 지은 후에 나온 굴밥의 양이 상당히 많아서 밥솥에서 하지 못하고 꺼내서 지난번에 양념 속을 만들던 대야에 넣고 잘 비벼보았다. 개인적으로 통영에서 너무 유명해서 예약도 안 해준다는 유명 통영굴밥 집보다 이 밥이 훨씬 맛이 좋았다. 그 굴밥은 맛의 색깔이 별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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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비벼진 굴밥을 먹어본다. 역시 이 맛에 굴밥을 먹는 모양이다. 이 기회에 대장금의 후예나 되어볼까. 단백질이 풍부한 저칼로리 식품으로 필수 아미노산과 철분이 많아 빈혈, 동맥경화 예방 효과가 탁월하다는 통영 굴로 만든 영양굴밥 맛은 모두를 만족시킨 듯하다. 유난히도 춥고 길 거라는 올겨울 건강은 굴로 시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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