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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24. 2018

회원현성

치소성(治所城)의 역사적 가치

창원의 남해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에 오래전에 쌓아놓은 성이 하나 있다. 조선시대 중반에 폐성이 되어서 지금은 그 온전한 흔적을 찾기가 힘들지만 성의 흔적을 남기고 있어서 올라가 볼 만하다. 특히 이곳은 1281년(충렬왕 7)에 여몽연합군이 2차로 일본을 정벌할 때 출발지와 주둔지로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가 떨어지고 온도가 차가워지는데도 불구하고 회원현성을 보겠다고 걸어서 올라가 본다. 경사가 상당히 있는 편이다. 이곳은  삼국시대에는 골포현(骨浦縣), 고려시대에는 합포현(合浦縣)·회원현(會原縣)의 치소(治所)로 사용되다가 본격적인 성으로의 활용은 원(元) 세조(世祖) 쿠빌라이에 의해 정동행성(征東行省)이 설치되면서부터다. 즉 고려시대에 성으로서의 입지를 가지게 된 것이다. 

위로 걸어서 올라가 본다.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정상에 올라가면 마산 앞바다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올라가 본다. 시기별로 다르게 확인되는 기단석축 양상, 내·외벽에서 확인되는 영정주흔, 내벽의 석축으로 쌓은 축조 구분이 회원현성의 특징이다. 

공원이자 역사적인 장소로 내부에서는 건물지의 일부로 추정되는 석축시설이 동벽 체성부 내벽에서 확인되었다고 한다. 출토된 명문 기와 가운데 ‘정풍이년정축(正豊二年丁丑)’명 기와는 1157년(의종 11)에 해당한다고 하는데  1차 수축 성벽과 2차 수축 성벽에서 확인되는 것을 감안한다면 초축의 판축토성 연대는 통일신라시대까지 좀 더 올라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올라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배는 고프지만 정상에 있는 망루는 보고 내려와야 할 듯하다. 남해바다에는 수군과 관련된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이곳 역시 조선시대에 절도 사영(節度使營)으로 활용되었으며 조선 전기부터 남해안 방어를 위한 수군 편제가 마련되면서  일본과 가까워 대일 방어를 위한 첨병 격인 수군 지휘부로 활용이 되었다. 

조선시대 수군은 개항기인 1881년(고종 18) 해로 요충지로서 절영도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개운진과 서평진을 없애고 절영도진을 신설하여 6진 체제로 바뀌게 된다. 

위로 올라가는 길에 여러 갈래로 갈라진 길이 나온다. 이곳으로 내려가면 남해바다를 만날 수 있는 길로 연결이 된다. 

'동국여지승람(東國與地勝纜)'창원도호부(昌原都護府)의 건치연혁조(建治沿革條) 및 고적조(古蹟條).관방조(關防條)에는 회원현(會原縣)과 신.구절도사(新.舊癤度使) 영지(營址)에 대해 기록하고 있는데 이때의 기록상  마산에는 이 성지(城址) 밖에 없기 때문에 이것이 곧 회원현 성지(會原縣 城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드디어 회원현성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망루가 나왔다. 저 망루는 회원현 성지 정비복원 공사 시 전통양식에 따라 2008년에 신축하였다. 망루의 규모는 전면 3칸 측면 2칸이었다. 화강석을 다듬어 네 벌대 기간을 축조하였다. 

지붕은 옆면이 여덟 팔자 모양으로 가장 화려한 팔작지붕의 형태로 지붕마루는 모두 양성바름을 하였고 기왓골 끝부분을 보면 막새를 사용하였다. 

마산의 앞바다가 보이는 이곳은 조선의 마지막 왕인 순종이 오기도 한 곳이다. 철도를 타고 삼랑진을 거쳐 마산역에 온 것이 1909년의 벽두로 나라를 빼앗아간 통감 이토 히로부미(68세)와 나라를 팔아넘긴 매국노 이완용(51세)과 함께 이곳을 왔다. 당시 마산 앞바다에 정박해 있던 일본 함대의 축포, 기마경찰이 이끄는 행렬이 이곳으로 이어졌다. 다음 해인 1910년 한일합방(韓国併合に関する条約 칸코쿠 헤이고니 칸스루 조야쿠)을 하게 된다. 1910년 8월 22일에 조인되어 8월 29일 발효된 대한제국과 일본 제국 사이에 일방적인 위력에 의해 이루어진 합병조약(合倂條約)에 이어 통감부 보안법에 의거, 일진회 등 각 단체의 해산에 대한 명령이 내려졌으며 조선총독부 경무총감부가 제호에 '대한'(大韓)이라고 된 서적을 몰수하였다. 조선총독부 초대 총독으로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임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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