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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1. 2019

새해 국수

기해년 복 많이 받으세요. 

흔히들 새해가 되면 떡국을 먹지만 나이 먹는 것을 회피(?) 하기 위해서 떡국이 아닌 국수를 먹기로 했다. 한 번도 국수를 해서 먹어본 적은 없지만 새해 첫날에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했다. 대구에서 국수로 유명하다는 소면이 150g 정도 남아 있기도 해서 국수를 만들고 싶어 졌다. 집에 없는 것은 양파와 당근, 애호박 정도였다. 

국물을 내기 위한 죽방멸치와 다시마, 그리고 지난번에 남은 좀 마른 무, 양파가 준비되었고 양념으로는 간장, 맛술, 참기름, 고춧가루, 마늘, 청양고추가 있고 야채는 당근, 애호박, 청경채가 세팅되었다. 그리고 계란 한 개를 넣어본다. 

먼저 진득한 육수를 만들기 위해 먼저 육수를 끓여준다. 국수가 먹고 싶었던 것은 다시 보기로 일본의 가락국수 탐방을 보고 있으니 갑자기 면발이 먹고 싶어서다. 그 방송을 보면서 왜 한국은 유달리 노력하고 생각하는 것을 싫어할까. 대충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일본 같은 경우 가락국수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어 시험을 통한 가락국수 택시도 운영을 한다. 이제 택시도 손님이 원하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것만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가 없다. 

딴생각을 하다가 국수를 삶아주기 시작했다. 물이 끓으면 소면을 넣어주고 끓여준다. 한국의 택시는 가락국수 택시처럼 차별화된 서비스로 돈을 버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이 남자들을 성인업소에 데려다주고 마진을 먹는 것이 있다. 무한 서비스(?) 마인드로 마음에 드는 여성이 부킹 될 때까지 계속 노력한다. 양지에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돈을 더 버는 것이 좋지 않을까. 기본료를 올리는 것만이 대안일지 궁금하다. 

국수는 물이 끓어오르면 찬물을 부어주고 다시 끓어오를 때까지 기다린다. 보통 두 번을 찬물을 넣어주고 끓이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소면일 경우 한 번 찬물을 넣어주고 두 번 끓어 올라올 때까 지가 적정한 듯하다. 

세 번 끓이고 소면을 찬물에 씻었더니 살짝 퍼진 느낌이 들었다. 

씻은 면발은 채소를 정리하고 육수가 제대로 우러날 때까지 이렇게 잘 담아두었다. 

육수가 제대로 우러났다. 이 자체만으로도 괜찮아 보였다. 취향에 따라 국물을 담백하게, 또는 양념장을 넣어 먹으면 되는데 새해에는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국수를 만들어 본다. 

요즘 손이 너무 커지는 느낌이다. 1인분 양이 아니라 2인분 정도는 충분히 되어 보였다. 야채를 넣고 끓이다가 야채가 어느 정도 익은 것 같으면 풀어놓은 계란을 넣고 다시 끓인다. 

역시 너무나 푸짐했다. 2인분이 충분히 되어 보였다. 이 국수를 먹다가 배 터질 뻔했다. 

양념장은 간장 3.5T, 맛술 1T, 고춧가루 1T, 마늘 한 개 다진 것, 통깨 1T 부순 것, 청양고추 1개, 물 2T, 참기름 약간, 설탕 1T가 들어갔다. 

건더기를 다 먹고 국물을 계속 마셔본다. 시원하면서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대전의 멸치육수로 맛을 내는 대전역전의 국숫집보다는 멸치 냄새가 덜 나고 시장의 국수보다는 조금 진하면서 시원한 맛이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국수 면발이 조금 풀어진 정도인데 그건 다음에 조정하면 될 것 같다. 새해엔 국수로 시작을 했다. 떡국을 피했으니 나이는 먹지 않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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