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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5. 2019

통영 항남동 누비길

통영의 밤을 즐기는 방법

통영 항남동은 통영항과 강구안이 있는 곳으로 통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이상은 오는 곳이다. 밤에 가장 아름다운 항구가 여수항이라면 낮에 가장 아름다운 항구는 통영의 강구안이라고 하지만 강구안 역시 밤에도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잔잔한 바다의 푸른 바닷물이 넘실대며 바다와 배가 한 폭의 그림을 만드는 곳이다. 

강구안이 있는 앞쪽 골목에는 향남동 도깨비 골목이라고 이름이 명명되어 있다. 도깨비는 흥과 복, 풍요를 가져다주는 초자연적인 존재로 강구안 앞의 도깨비 골목은 음악과 춤, 흥과 멋으로 어우러진 골목이어서 도깨비 골목이라고 부르고 있다. 통영은 오광대가 유명한데 오광의 이름은 말뚝이, 문둥이, 홍백, 손님, 영노라고 부르고 있다. 

개천이나 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을 강구(江口)라 부르며 그러한 강구에 형성된 해안이 강구안(江口岸)이다. 통영의 거북선이 떠있는 강구안도 옛날부터 개천이 바다로 흘러드는 해안이라 하여 '강구안'으로 불리고 있다. 

강구안 앞에는 다양한 조각들이 만들어져 있다.  통영 강구안의 장밋빛 미래는 일본 요코하마의 기적처럼 물과 사람이 어우러지는 친수공간으로의 나아감에 있다고 한다. 

강구안이 자리한 항남동은 통영의 중심이었던 곳이다. 강구안의 이름처럼 예전에는 지금과 다른 모습이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당시 매립으로 예전의 항남동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고 한다. 항남동에는 유치진, 유치환, 김상옥, 김춘수 등 많은 문화예술인들의 교류의 장이기도 했으며 김구 선생이 내려와 묵었다는 동양장도 있다. 

도깨비 골목길에 걸맞게 앙증맞은 캐릭터들이 골목 구석구석마다 만들어져 있다. 캐릭터마다 설명을 읽어보며 골목길을 누비는 재미가 있다. 

조금 돌아다녔더니 배가 고파져서 한 음식점으로 들어가 본다. 통영의 옛 지도를 볼 수 있는데 마치 호랑이나 용의 모습처럼 보인다. 성으로 둘러싸인 마을 모습이 정감이 간다. 

통영에는 지금 통술집이 있지만 일제강점기에는 다찌(일본식 선술집)가 이곳에 늘어서 있었다. 

강구안이 있는 곳의 음식점들은 제철 해산물이 서비스로 나온다. 지금은 멸치회가 서비스로 나와서 먹어볼 수 있었다. 

식사를 하고 나서 강구안과 항남동 골목길을 돌아다니다가 게스트하우스가 보여서 들어가 보았다. 통영에도 적지 않은 게스트하우스가 있는데 식사를 같이 하던가 함께 하는 여행을 하는 사람도 찾아볼 수 있다. 

제주도 등을 중심으로 확산되어가던 게스트하우스는 이제 전국 어디를 가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단순히 숙박업만 하지 않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날씨, 가볼만한 곳 소개, 준비물품 등을 알려주기도 하는데 게스트하우스는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싱글룸은 한 방에 침대가 하나 있으며 더블룸은 큰 침대 하나에 두 명이 자는 방이다. 트윈룸은 작은 침대 두 개가 한 방에 있는 방이다. 

통영의 옛 지도도 보았고 강구안이 하천과 바다가 만나는 곳이기에 옛 모습이 어떠했을지 궁금해진다. 지금 같은 모습이 아니라 깊숙한 곳까지 배가 들어가고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많이 보던 그림이 눈에 뜨였다. 이중섭의 황소라는 작품이다. 통영에는 이중섭 식당이라고 이름이 붙여진 곳도 있다. 예술가들의 도시이며 백석이 사랑했다는 통영에는 그의 시가 남겨져 있다. 통영에는 장어와 시래기를 넣고 푹 끓여서 만든 시락국이 유명한데 백석도 그 음식을 많이 먹지 않았을까. 


통영 -  백석

넷날엔 통제사가 있었다는

낡은 항구의 처녀들에겐

넷날이 가지 않은 천회라는 이름이 많다

미역오리같이 말라서

굴껍지처럼 말없이 사랑하다 죽는다는

이 천회의 하나를

나는 어늬 오랜 객주집의 

생선 가시가 있는 마루방에서 만났다

저문 유월의 바닷가에선

조개도 울을 저녁의

소라방둥이 불그레한 마당에 

김냄새나는 비가 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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