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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05. 2020

통영의 밤

비 오는 날의 재미있게 혹은 의미 있게

어떤 곳에 가면 그곳만의 밤의 색깔이 존재한다. 보통 밤이라고 하면 쉬어야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인간의 몸이 그렇게 만들어져 있으니 그것이 바뀌면 몸에 불균형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빛이 도시 속으로 들어오면서 밤도 또 하나의 인생의 부분으로 자리한 것이 오래되었다. 여행을 가면 그곳의 밤을 거닐어볼 때가 있다. 보통 의미 있는 공간은 야경을 통해 다른 느낌을 전달하려고 하는 곳이 많다.  

오래간만에 통영을 왔더니 거리도 무언가 달라지는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살고 있는 곳 주변도 트렌디한 공간과 함께 레트로 스타일의 공간이 창출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다. 남해의 끝자락에 자리한 도시 통영도 이제 그런 분위기가 퍼져나가는 것이 보인다.  

통영에 가면 자주 가는 음식점에서 해물뚝배기를 주문했다. 이제 전복이 하나 더 들어가면서 가격대가 약간 올랐다. 물어보니 물메기는 들어가기 시작해서 물메기탕은 먹어보지 못하고 그냥 무난한 해물뚝배기로 먹어본다. 

아이러니하게 조선 해군의 승리를 상징하는 광장이 만들어져 있는 이곳은 1906년 민간사업으로 해안 9,256.24㎡를 매립함으로써 건설이 시작되기 시작한 항구다.  1940년부터는 일본 군항으로 탈바꿈되었으며, 이후 충무항으로 불리다가 1995년 시·군 통합으로 다시 통영항으로 바뀌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통영 여행을 한 사람 치고 통영항을 안 와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통영의 명물이라는 충무김밥과 통영꿀빵, 해산물이 가득한 전통시장과 여객선터미널까지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해물뚝배기를 먹고 나와서 이순신광장을 둘러보고 통영항을 거닐었다. 비가 오는 데다가 바람이 무척이나 많이 불어서 걷기가 쉽지가 않다. 

잠을 자고 나서 다시 아침에 통영항으로 나와보았다. 해가 뜨긴 했지만 아직 날이 환하게 밝지는 않았다.  소박한 삶은 낡은 골목길과 시장통 그리고 노포에서 지역 음식을 먹는 것에 가치가 있다. 

최근에 방송을 시작한 법조인의 거창한 삶 대신, 시골 검사의 평범한 일상을 그린다. 곗돈 떼먹은 주부, 이웃집에 소똥 뿌린 80대 어르신 등을 주로 상대하는 직장인 검사의 이야기는 바로 이곳 통영항을 배경으로 그려진다.   ‘검사내전’에는 삼칭이해안길~통영국제음악당~통영운하~강구안으로 이어지는 S자의 해안도로가 여러 차례 나오는데 필자도 여러 번 가본 길이다.  첫 화부터 통영케이블카와 미륵산 전망대, 강구안의 활어 시장 등 통영 구석구석을 보여준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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