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ug 23. 2019

직장이 없는 시대가 온다.

한 여름 보령 죽정 도서관에서 보낸 하루

보령에서 가장 최근에 만들어진 죽정 도서관은 한 여름에 시간을 보내며 더위를 피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접하기에 좋은 곳이다. 시대가 변하는 만큼 일의 의미와 형태도 변화하는 것이 당연하다.  대안적 근로 형태를 일컫는 긱 경제(gig economy)의 성장세가 가파르지만 전통적인 일을 하던 사람은 그 변화에 저항하면서 거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논란이 된 카카오 카풀 서비스나 우버 같은 공유 앱은 이런 변화를 만들고 있는 하나의 형태중 하나다.


비교적 희소성이 크고 전문성이 높은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은 한 곳에 얽매이지 않고 프로젝트 단위로 일하면서 경제적 자유를 누리지만 희소성이 작은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 예컨대 택시운전사나 청소원, 노동력이 제공되지 않은 운전기사, 단순 업무를 반복하는 노동자에게 긱 경제는 실업과 번아웃에 대한 차악의 선택일 뿐인 것도 사실이다. 

죽정 도서관의 하루는 참 맑고 힘차게 시작을 한다. 보령시내로 들어오는 입구에 자리한 곳에서 유난히 파란 하늘은 가을이 가까이 왔음을 알리고 있었다. 

요즘에 도서관에서는 이런 책내에 삽입된 삽화를 보여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책속의 삽화가 밖으로 나와 하나의 그림으로 탄생하고 있었다. 

요즘에는 도서관도 진화를 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정보를 찾고 책을 읽는 공간을 지정해주던 것에서 사람들이 도서관에서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구조가 바뀌고 있었다. 죽정 도서관은 보령에서 가장 그런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는 도서관이다. 

노년층에게도 큰 책이 필요하지만 아이들에게도 큰 책은 책을 읽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사회의 변화를 읽고 싶다면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좋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다면 책을 읽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앞으로 10년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물론 지금도 지인 등을 통해 그 변화를 잘 알고 있지만 최대한 현 시스템에서 버티려고 하는 이들을 보게 된다. 책은 구체적으로 캔자스시티의 우버 택시운전사 겸 웨이터, 뉴욕에서 정직원 생활을 그만두고 긱스 터에 합류한 잘 나가는 프로그래머, 메커니컬 터크를 통해 소득을 벌어들이는 캐나다의 워킹맘, 프리랜서로 지역 경제를 되살리겠다는 아칸소주 자선활동가 등 다양한 인물들의 발자취를 통해 직장이 없는 시대를 보여주고 있었다. 

전 세계가 긱 경제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독립성ㆍ유연성ㆍ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긱 경제 시장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데 동전의 양면처럼 긍정적인 요소와 부정적인 요소를 같이 포함하고 있다. 

충남지역에 자리한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인문학 강좌가 개최된다. 지난 6월에는 4일 보령 죽정 도서관에서 이왕기 목원대 명예교수가 ‘보령의 건축문화’를 주제로 강연이 열린 적이 있었다. 죽정 도서관에서 열린 방학 프로그램은 이제 끝이 났지만 하반기에 있을 다양한 행사나 프로그램에 참석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여름의 끝자락과 가을의 초입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나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괴산(槐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