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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7. 2019

조선의 부여

정림사지박물관 2019년도 특별전

불과 2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부여 사람이 아니거나 충청남도에서 살아본 사람이 아니면 부여라는 지역을 아는 외지인들은 많지 않았다. 마치 고립된 지역처럼 보이는 곳이지만 백제의 마지막을 찬찬하게 만들었던 공간이며 그 영화를 누렸던 곳이었다. 그러나 660년 나당 연합군에 의해 백제가 멸망하고 모든 것이 불태워진 후 오랜 시간 잊힌 도읍이 되어버렸다.

부여가 다시 역사 속에서 등장한 것은 통일신라시대를 거쳐 후삼국시대 그리고 고려가 개국되고 난 후 100년이 지난 내평 연간의 무진년(1028)이었다. 부여에 홀로 서 있던 정림사지 오층 석탑을 중심으로 정림사가 중창되면서 부여에는 다시 사람이 살기 좋은 공간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가장 완벽하다는 균형의 미를 가졌다는 정림사지 5층 석탑의 부여의 혼이며 부여의 상징이다. 정림사지를 기준으로 계획적으로 백제의 식읍이 정비되었다. 국가의 부흥을 이끌려던 정신에 사찰 정림사가 있었는데 조선시대 들어와서는 드디어 왕실의 태를 놓을 수 있는 중요한 명당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지금 부여 정림사지 박물관에서는 조선시대에 부여가 어떠했는지 만나볼 수 있는 특별전시전이 열리고 있다. 조선이 일제에 그 맥이 끊기고 나고 일제강점기에 중심지역은 강경으로 옮기게 된다. 그래서 강경에 적산가옥을 비롯하여 다양한 시설이 자리하게 된다. 

서천에 있는 금강의 하구, 강경지역, 부여의 백마강은 모두 지천을 따라 만들어지는 교통로로 큰 역할을 하였다. 그래서 적지 않은 돌다리도 만들어지게 된다. 부여에서는 인조, 효종대에 북벌을 꿈꾸며 강성한 나라를 만들려는 백강 이경여 선생이 배출되기도 한다. 

용서라는 것과 자비를 베푸는 것은 강한 사람, 강한 국가만이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우리는 정의, 옳고 그름에 기대려고 한다. 그렇지만 강하지 않다면 지킬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다. 

사비루라는 현판의 글씨가 힘 있게 보인다. 백제를 부흥시키고 강한 국가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정림사지 오층 석탑은 백제를 멸망시키고 세운 기념탑이라는 의미의 평제탑이라고 생각되던 시절이 있었다. 

조선시대의 지도에서 부여는 얼마나 많이 등장했을까. 동국여지도, 비변상린방안지도, 삼한일람도, 여지도, 조선지도, 동국여지도, 조선지도첩, 조선팔도지도, 충청도지도, 지승 충청도 부여현, 해동지도등에서 부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명확하게 부여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부여에는 다양한 인물이 나왔고 그 기록들을 만나볼 수 있다. 경기도 여주를 1년 동안 돌아본 기억이 있어 그곳에 여흥 민 씨의 흔적들이 많이 있음을 본 기억이 난다. 부여에도 여흥 민 씨 고택이 남아 있다. 중요 민속문화재 제192호로 부여읍 중정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숙정 31년(1705)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흥 민 씨는 고려 중엽에 중국에서 사신으로 왔던 민칭도가 우리나라에 귀화하여 생긴 가문이다. 명성황후가 대표적인 여흥 민 씨 가문이다. 

여흥 민 씨 고택에서 기증된 도서도 이곳에 있다. 천자문, 동자습, 동몽선습, 논어, 논해, 맹자, 맹해, 중용, 용해, 시해, 시전대전, 서전대전, 송자대전, 성리대전, 동국사략, 한서, 강목, 통감, 동의보감, 사씨전등 조선시대를 관통하는 베스트셀러가 모두 있었다. 

이곳을 둘러보다 보니 부여에서 가보지 못했던 서원이 눈에 뜨였다.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02호로 부여 임천면 칠산리에 자리한 칠산 서원이다. 조선 후기 유학자인 시남 유게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새워진 서원으로 1966년에 다시 복설 하였다. 

고려시대에 다시 사람들이 살기 시작한 부여는 조선 전기에 이르러 사통팔달의 고장으로 임천 2곳, 부여 2곳, 석성 3곳, 홍산 1곳 등 모두 8개의 다리가 만들어지고 조선 후기인 1899년 경이되면 임천 5곳, 부여 4곳, 석성 4곳, 홍산 4곳 등 모두 17개의 다리가 만들어졌다.  조선시대 상업경제의 발달과 함께 백마강과 그 주변 많은 지천을 따라 형성된 교통로를 따라 건립된, 부여 지역의 다리와 관련된 석비(石碑)의 탁본까지 볼 수 있는 정림사지 박물관 특별전은 9월 22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by. choi sung d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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