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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3. 2019

안에서 밖으로 진화

통영 생태숲

바다가 아름다운 통영에도 생태가 잘 보전되어 있는 숲이 있을까. 우연하게 통영시 도천동을 찾았다가 통영대교 옆의 친환경적인 통영 생태숲이 조성되어 있었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일이 필요하지만 휴식도 필요하다. 여타 기관과 마찬가지로 뇌도 수백만 년동안의 끊임없는 진화를 통해 더 복잡한 구조와 이에 따른 더욱 많은 정보를 소유하게 되었는데 뇌는 내부에서 외부로 진화했다.  뇌는 오랜 시간 동안 자연과 함께하면서 살아왔기에 그곳에서 쉼과 에너지를 얻는다고 한다. 

통영의 생태숲은 통영에 숨겨져 있는 보물 같은 느낌이랄까. 이 부근에 사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보통 통영을 여행 삼아 오는 사람들은 잘 모를 수도 있는 여행지다. 

완연한 가을이 느껴지는 가운데 통영의 생태숲길을 걸어 본다.  주차장에서 내려서 위쪽으로 올라가면 하늘의 숲, 전망데크, 난대 자생 초화원, 해설의 숲, 솔내움 숲, 허브원, 야외교육장, 난대자생식물숲, 바람의 숲등을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도 숨을 쉬는 것도 생각보다 복잡한 활동이라고 한다. 뇌의 언어는 유전자 DNA의 언어와 다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은 뉴런이라고 불리는 세포 속에 암호로 쓰여 있다.  뉴런은 굵기가 무척 얇지만 아주 미세한 전기와 화학적인 스위치 회로의 역할을 하며 우리 몸속에 약 1,000억 개가 있다.  

다양한 것을 보고 경험하고 향기를 맡으면서 기록되는 뉴런의 전기적인 신호들이 어떻게 작용을 할까. 잠을 자고 있는 중에도 뇌는 쉬지 않는다. 우리의 생각, 시지각, 환상까지도 따지고 보면 모두 물리적 실체를 동반한다.  무언가를 보고 나서 머릿속에서 만들어질 때 마치 영화 속의 환상처럼 패턴들이 여기저기서 출현했다 사라질 것이다. 

안쪽으로 걸어서 더 올라오면 통영의 시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통영의 바다를 보기 위해서는 생태숲 위쪽으로 더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그래야 통영의 생태숲다운 풍광을 만나볼 수 있다.  

도시와 뇌는 공통점이 있다. 한 번에 설계되어서 완벽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필요가 있을 때마다 여기 조금 저기 조금 확장하고 때론 이렇게 도심 속의 휴식처 같은 생태숲을 조성하면서 오늘날의 도시가 만들어졌다. 세계 속의 도시들을 보면 모두 과거와 현재가 혼재되어 있다. 통영 역시 그렇다.  

뇌의 기능도 안쪽에서 도시처럼 성장해오면서 오래된 부분은 그대로 남아서 비효율적으로 동작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새것으로 교체할 수는 없다. 그냥 그 자체로 남겨두고 그 기능을 계속 수행하게 둘 수밖에 없다.  

통영의 생태숲에는 홍가시, 꽃댕강, 가시나무, 왕벚나무, 편백나무, 황칠나무, 동백나무, 후박나무, 팔손이, 돈나무, 먼나무, 영산홍등이 심어져 있다.  오랜 시간 전에는 통영의 외곽에서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는 나룻배를 타기도 했지만 착량교 같은 다리가 만들어지면서 그곳으로 통행하였다. 일제강점기에는 통영 해저터널이 건설되면고 그들의 목적에 맞게 활용되었다. 

식물이나 나무들을 보면 새로운 목적에 맞게 일부만 개량하여 사용하는 것은 토목이나 건축에서 뿐 아니라 생명의 진화 과정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통영 생태숲 같은 생태숲은 산림생태계의 안정과 산림생물의 다양성을 유지·증진하고 연구·교육·탐방·체험 등을 위하여 필요한 산림이다. 통영하면 바다가 먼저 생각나기 때문인지 몰라도 생태숲이 조금 색다르게 느껴진다. 사람의 뇌 속에는 항상 자연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간다고 한다. 우리의 유전자 속에 부인할 수 없는 자연에 대한 생태학습은 최소한의 만족을 주는 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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