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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7. 2019

20세기의 시작

통영향교에서 시작된 첫걸음

21세기가 첫 시작이 되는 2001년은 필자에게도 기억이 되는 해이다. 그해에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안정적인 국제정세 속에서 21세기를 맞이한 것이지만 당시 종말론을 비롯하여 밀레니엄 이슈들로 시끌벅적했다. 외세의 강압 속에 국가의 존치 여부 자체가 담보되지 않았던 20세기가 시작되는 1901년은 어떠했을까. 지금과 분위기는 확연하게 달랐을 것이다. 대한제국 수립을 선보한 후 국가로서 나아가길 바랬지만 그 소망은 20세기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일본에 의해 막혀버렸다.

20세기가 시작되는 1901년에 통영에는 지역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향교가 건립되었다.  통영시내로 넘어가기 전에 우측으로 빠지면 자리하고 있는 통영향교는 향교로는 대한제국 시기에 건립된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통영향교는 경남에서 유일하게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으며 다른 향교처럼 전학후묘의 양식으로 배치가 되었다. 향교로서는 독특하게 바다를 바라보는 조망권을 생각하고 동서로 지어진 독특한 향교다. 보통의 향교는 남북으로 향교의 건물이 배치가 되다.  

바야흐로 정신의 시대가 도래했다. 제조업 등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인간의 역할을 기계에 맡기고 이제 정신이 기반이 되는 보이지 않는 콘텐츠가 사회를 이끌어가고 있다. 겨울왕국의 기록은 겨울왕국만이 넘어설 수 있다고 했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지금 극장에 걸려 있는 겨울왕국 2는 누적관객 천만을 코앞에 두고 있다. 겨울왕국을 제작하였으며 공고한 애니메이션 왕국을 만든 월트 디즈니가 통영향교가 만들어진 1901년에 태어났다. 

같은 시기에 지어진 보령의 오천향교는 지역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한 기능은 거의 없고 제사를 위해 만들어졌다면 통영향교는 향교가 가지고 있어야 할 건물은 모두 갖추어둔 곳이다.  그렇지만 불과 몇 년이 지나지 않고 일본에 의해 교육 양성 기능은 폐지되게 된다. 일본은 향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교육시스템을 일본의 충량한 신민을 육성한다는 데 두어 일본의 식민지 통치 정책을 노골화하며 폐지해버렸다.  

교육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능 혹은 쌓아놓은 능력을 발휘하는데 그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마다 잘할 수 있는 분야는 모두 다르지만 방향성이 모호한 상태에 놓여서 이 사람, 저 사람을 만나고 상당히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뜬구름 잡듯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일찍 끝내야 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은 달라져야 한다. 평생을 걸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20대, 30대, 40대, 50대 등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전북 익산과 강원 강릉, 경남 통영이 올해 문화재 야간 기행 우수사업 지자체로 선정되기도 한 통영향교 경내의 건물로는 6칸의 대성전, 각 4칸의 동무(東廡)와 서무(西廡), 7칸의 명륜당, 각 6칸의 동재(東齋)와 서재(西齋), 6칸의 풍화루(風化樓), 고직사(庫直舍), 내삼문(內三門) 등이 있다. 

이제 바쁘게 사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 자신의 시간과 노력이 하나의 화살에 담겨서 날아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될 때이다. 열심히 살았지만 자신의 손에 쥐어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 그냥 열심히 산 것외에 어떻게 보면 가치 없게 시간이 흘러간 것뿐이다. 격변의 시기에 만들어진 통영향교는 그냥 이 자리에서 조용하게 다가올 또 다른 격변의 시기를 알려주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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