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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05. 2018

통영 서호 전통시장

딱새우 장보기

딱새우 하나로 참 여러 가지 활용을 많이 해보게 된다. 생긴 것은 조금 그렇지만 맛은 좋다는 그 딱새우는 회로도 먹을 수 있고 버터구이 같은 것으로 먹을 수 있으며 찜을 해서 먹으면 묘한 맛이 난다. 특히 6월에 알을 낳고 나면 죽어버리는 딱새우라 6월 중순 전까지가 제철이다. 


분주하게 통영의 앞바다를 오가는 어선이 잠시 부두에 묶여 쉬고 있다. 낚시꾼들을 나르는 어선도 보이고 생업으로 어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타는 어선도 보인다. 

이렇게 배가 부두나 다른 장소에 닻을 내리고 머무르는 것을 정박하다고 표현하는데 어디에 단단히 기반을 둔다는 의미도 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바다의 날인 31일에는 연안부두의 인근 해상에는 배들이 정박한다. 1996년에 시작된 바다의 날은 국민들에게 바다의 중요성을 알리고 해양수산인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지정된 국가 기념일이다. 

좀처럼 육지에서 만나기 힘든 딱새우를 사기 위해 서호 전통시장으로 들어가 본다. 전통시장의 화재공제가입을 하면 손해액을 전액 보상한다는 플래카드가 눈에 뜨인다. 통영의 대부분의 전통시장들은 8시면 문을 닫으니 그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곳을 찾은 것은 바로 딱새우를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1kg에 살아 있는 딱새우를 20,000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데 냉동은 더 저렴하다. 1kg를 주문하였을 뿐인데 거의 1.3kg를 주셔서 찜을 해 먹고 요리를 해서 지인을 주고 나서도 아직 조금 남았다. 남은 딱새우는 해물탕을 끓여먹을지 고민 중이다. 

남해에서 잡히는 신선한 재료로 만든 건멸치와 뒤포리와 실 멸치 들인데 실 멸치는 잘 조리해서 먹으면 맛있는 시라스동으로 탄생할 수 있다. 실 멸치로 만든 시라스동과 해물 미소된장국과 달달하게 잘 조미된 생선조림은 궁합이 꽤나 좋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서 해산물을 구경해본다. 통영의 시장들은 바닷가에 면해 있는 곳이니만큼 해산물이 아주 싱싱해 보여서 좋다. 특히 해삼의 크기가 어마 무시하다. 

줄돔도 먹고 싶기는 하지만 일행이 없는지라 그냥 눈요기만 한다. 회를 떠가도 좋겠지만 일정상 조금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터라 이날은 딱새우로 만족을 해보기로 한다. 

대천에서도 유명한 갑오징어인데 이곳의 갑오징어가 더 싱싱해 보인다. 싱싱하게 눈이 살아 있는 갑오징어는 오래간만에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생선을 조각내어 매운탕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토막으로 팔기도 하는 생선이 옆에 전시되어 있다. 

아주 싱싱해 보이는 딱새우들이다. 육지에서는 냉동 딱새 우도 보기 힘들지만 이렇게 살아 있는 딱새우를 만나는 것은 정말 쉽지 않다. 서울 노량시장 정도나 가야 만날 수 있는데 그곳보다는 이곳이 더 싱싱하다. 

다시 한번 통영의 바다를 둘러보며 아쉬운 발걸음을 집으로 향해본다. 

가장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찜이다. 딱새우는 대하구이보다 까기가 더 힘들어서 먹는데 조금은 불편하기는 하지만 묘한 맛의 중독성이 있다. 가장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방법은 찜이지만 조금 요리 솜씨가 있다면 딱새우 버터구이 요리를 추천한다. 

잘 익은 딱새우 한 마리를 들어본다. 딱새우는 가시 발 새우라는 정식 명칭을 가지고 있는데 숙성시킨 부드러운 살은 독도 새우에 준할만한 맛을 자랑하는 새우인데 알을 실은 것은 또 다른 맛이 있다. 

이제 요리의 시간이 왔다. 딱새 우와 감자를 먼저 익히고 올리브 오일을 두른 다음 어느 정도 익었을 때 버터를 넣어주고 다시 볶아준다.  식감이나 입맛에 따라 다르지만 딱새우 버터구이를 하기 위해서는 양파, 마늘, 버터, 딱새우, 파슬리가루, 후추, 소금을 넣으면 된다. 이번에 요리해본 통영의 맛은 딱새우의 진득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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