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칠천량, 옥계해수욕장
주변에서 보면 여행을 가고 싶다는 말은 하지만 여전히 못 가는 사람들이 있다. 친동생도 역시 그렇다. 놓고 떠나면 무언가 잘못되는 것 같기 때문일까. 사람의 시간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기회비용은 매번 발생한다. 삶에 여러 선택지가 있는 사람과 1~2개의 선택지가 있는 사람은 인생의 길이 달라진다. 시작점은 모두 다르지만 인생을 어떨게 끌어갈지를 결정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사람의 인생을 기차로 표현한다면 처음에는 엔진이 있는
기관차만 끌고 가면 되기에 문제가 없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객차가 붙기 시작하면 인생 엔진이 어떻게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속도가 붙기도 하지만 힘에 겨워 느려지다가 결국 멈추게 된다.
칠천도는 거제도에 있는 또 하나의 섬이다. 칠천도로 넘어가는 길목에는 역사 속에 다양한 인물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칠천도 옥녀봉 인근에서 생산되는 맹종죽순(孟宗竹筍)은 전국 생산량의 90%를 차지하며, 생산량의 50%는 현지에서 가공 처리되는 칠천도는 이순신의 난중일기에는 온천도(溫川島), 칠천도(漆川島), 칠내도(漆乃島)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이 섬과 거제도 사이의 칠천량(漆川梁) 해협에는 2000년 1월 1일에 칠천도 연륙교로 설치되었으니 20년이 채 안 되는 것이다. 글의 첫 문장은 기차를 이끄는 기관차처럼 문단을 이끌어가는 견인력을 발휘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칠천도 어온리 물안 마을과 맞은편의 송진포, 실전 사이의 해협은 임진왜란 때 우리 수군의 유일한 패전으로 기록된 칠천량 해전이 벌어졌던 곳이다. 유일한 패전이며 이순신이 백의종군할 때 원균이 처음으로 삼도수군통제사로서 대규모 작전을 펼치기도 했던 곳이다.
칠천도에서 가장 먼저 가볼 곳은 옥계 오토캠핑장과 옥계해수욕장, 칠천량 해전공원과 칠천량 해전 박물관이 있는 이곳이다. 다리만 건너면 금방 이곳까지 올 수 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시간보다 일을 하지 않는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가 더 중요하다. 일을 하는 것은 일을 하는 것이고 일을 하지 않는 시간을 단순히 시간을 보내며 쉬는 것만 생각한다면 언젠가는 일의 연속성이 떨어지게 된다.
남해의 거제도는 항상 따뜻한 곳이기에 추석 전까지도 바닷물은 비교적 따뜻한 편이다. 물론 해수욕장은 모두 폐장했지만 바다에 발을 담그기에 아직 괜찮은 온도다.
아이들이 칠천량 옥계해수욕장의 앞바다에서 무얼 잡으려는지 무척이나 열심이다. 흔히 수련을 하는 공간을 도장이라고 부르는데 원래 도장은 도장수의 줄임말이다. 도장수는 과거에 보리수라고 불리던 나무로 키가 30미터까지 자라는 거대한 활엽수로 그 나무 아래에서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해서 이후 도장은 개인이 심신을 단련하는 장소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가을 초입의 바다를 즐기고 있는 아이들을 보고 칠천량을 바라볼 수 있는 곳으로 올라가 보았다. 인간이라는 한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간을 합쳐서 만든 글자다. 즉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원래 간격이 있고 그 간격을 줄여가는 것이 인간의 본래 성질이라는 의미다.
이제 가을꽃인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했다.
가는 여름, 오는 가을을 붙들어 봄으로 돌리고 싶을 때는 따스한 바다가 있는 남도에 가보자. 아름다움을 간직해야 곧을 수 있으니 때가 되어 이를 핀다라고 주역에서 나온다. 돈은 버는 것보다 잘 쓰는 것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 잘 쉬는 것에서 그 가치와 경중이 결정이 된다. 패전의 역사를 기억하고 그 흔적을 따라가는 것을 다크투어라고 부른다. 칠천량 해전은 다크투어의 대표적인 거제 여행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