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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5. 2019

입맛

겨울만의 맛이 있는 보령 천북

같이 평생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성격과 성향은 전혀 달라도 다른 공통점이 있다면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다. 함께하는 즐거운 속에 가장 좋은 것이 여행과 먹거리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해물과 고기를 좋아하는가에 따라 많이 갈라지기도 한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해주면 좋겠지만 어떤 이들은 자신이 싫다고 해서 돈 쓰는 것부터 같은 공간에 있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천북에 공급되는 굴은 이 앞바다에서 채취하는 자연산 굴과 밑에서 공수되는 양식굴이 주를 이루고 있다. 새롭게 찾아온 천북의 굴단지는 올해에도 성업 중이다. 입맛이 같은 사람과 무언가를 먹는 것은 참 즐겁다. 본인이 맛있는 것을 먹으면서 상대방이 아무것도 안 먹고 있다면 무척이나 불편한 일이다. 겨울에 더 맛이 좋다는 굴은 쪄서 먹어도 좋고 구워서 먹어도 좋고 굴밥을 만들어서 먹어도 좋은 겨울의 맛이다. 

잠시 바다로 나와서 멀뚱멀뚱 보령의 앞바다를 쳐다보았다. 가을의 온도를 느낄 시간은 지나가고 겨울의 온도를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12월이 되니 무척이나 추워지겠지만 그만큼 겨울의 맛 굴은 더욱더 맛이 깊어지게 되지 않을까.  

바지락을 캐도 좋고 소라를 캐도 좋지만 어디까지나 허락된 공간에서 해야 한다. 신선한 해산물은 피부에도 좋고 몸에도 좋다고 하니 마음껏 먹어볼까. 

개인적으로 굴찜을 좋아하지만 때로는 이렇게 불에 구워먹는 굴도 맛이 좋다.  뜨끈뜨끈한 굴 껍데기를 까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건네주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굴은 한자어로 모려(牡蠣)ㆍ석화(石花) 등으로 표기하는 굴은 8월 산란기를 끝내고 찬바람이 날카로워질수록 맛이 깊어진다. 

2년 전쯤 자연산 굴을 처음 까 본다는 지인과 굴을 먹어본 기억이 난다. 굴은 이제 같이 좋아하는 입맛의 해산물이 되었다.  천북 굴단지에서 소쿠리에 가득 담긴 굴을 불판에 가득 올려놓고 먹는 굴구이나 커다란 냄비에 이렇게 굴을 가득 담아 찌는 굴찜이 생각나는 계절이 왔다. 

먹다 보니 금방 해가 지고 있다. 보령 천북의 시간은 이렇게 빨리 지나가나 보다. 12월에는 다시 이곳을 찾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아쉬움이 남는다.  11월에서 2월까지 잡히는 것을 최상품으로 치며 매년 12월 중에 '천북 굴 축제'를 여는데 천북의 굴 양식장은 천북면 장은리 앞 해상에 10ha 면적으로 조성되었는데 올해는 1억 7000만 원을 투입해 개체굴 445 상자, 굴 망 4445개, 부표 1632개 등의 친환경 시설을 갖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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