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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9. 2019

겨울의 서재에서

한밭수목원과 어울리는 책

대전에 사는 사람이라면 한밭이라는 이름이 매우 익숙하다. 한밭수목원의 한자는 ─樹木園이다. ─과 어울리는 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한밭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스페인어로 ─는 벤데(Vende)라는 은어로 스페인어 벤더(Vender)에서 파생하였다. 벤더는 판매하다는 의미로 한국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1차 벤더, 2차 벤더, 3차 벤더 등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2020년에 거론되는 이슈로 아마도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어떤 능력을 팔 것이냐가 대두될 것이다. 이제 기업이 무엇을 팔 때 능력이 적합한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팔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을 원하게 될 것이다. 

고요해 보이는 대전의 한밭수목원이지만 모든 생명체들은 내년을 준비하며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생존을 모색하고 있을 것이다.  한밭수목원의 수(樹)는 손으로 나무를 심는 형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거에 자신을 위해서 어떤 것을 심어왔는지 돌아봐야 될 때이다. 아무것도 심은 것이 없다면 당연히 꽃도 안 피고 열매도 맺지 못하게 될 것이다.  얕게 심었으면 불황의 바람에 쉽게 흔들리던가 뽑히게 될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의미는 얕게 심어두었던 사람이나 그냥 위에만 살짝 앉았던 누군가가 다 휩쓸려가고 깊게 심은 나무만이 남는다는 의미다. 

오래간만에 찾은 한밭수목원은 완전하게 가을 옷을 벗어내고 남아 있는 잎이 별로 없었다. 한밭수목원의 목(木)은 나무의 가지, 줄기, 뿌리를 모두 나타낸 모양으로 나무를 매우 단순하게 표현한 것이다. 몸을 가볍게 한다는 것은 군살을 뺀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무목처럼 심플하게 사람 관계가 정리될 필요성이 있다. 모든 선을 맞춰가면서 가면 시간이 더 걸리고 당연하게 이곳저곳에서 문제가 생긴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능력을 하나로 집중해서 능력치를 향상해야 한다.  

이번 달은 너무나 바쁜 일정으로 말미암아 일상으로 하던 수련 등을 어느 정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의 한계치를 아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래도 시간이 날 때마다 이렇게 걷는 것은 그나마 최소한의 운동량을 보존해준다.  

마지막으로 원(園)은 자신의 역량을 집중하여 손으로 나무를 하나씩 심어나가다 보면 저절로 만들어지는 자신만의 동산을 의미할 수 있다.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스스로는 자신만의 동산이 있는지 아니면 자신만의 동산이 불모지에 불과한지 알 수 있는 때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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