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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2. 2020

자생하다.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풍경이야기

 어떤 연구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아름다운 경치나 노을, 숲 같은 풍경을 볼 때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경로의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즉 아름다운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뇌에 적지 않은 양의 모르핀을 투여해주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풍경은 그냥 TV로 보는 것과 달리 색과 깊이, 움직임이 보인다. 그래서 신경세포가 더 활성화될 수 있다. 

사실 몸이 아플 때 병원을 가긴 하지만 자생해서 스스로 나아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다. 병원에서는 증상에 따라 기계적인 중립을 맞추어주는데 기계적인 중립이 신체에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자연에서 나뭇가지나 나뭇잎을 보면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지만 패턴이 반복되는 프랙털을 볼 수 있다. 인체의 신경세포도 프랙털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자연계에 반복되는 패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자연풍경이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이유로 볼 수 있다.  

김제에는 김제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곳으로 나오면 자생식물원이 있다. 호수변에 만들어진 자생식물원은 도심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곳이라고 봐도 괜찮은 곳이다.  

이곳에 오니 그냥 기분이 편안해지면서 자생하는 느낌이 든다.  진화 이야기로 돌아가 보면 가장 먼저 등장한 광수용체 색소 유전자는 햇빛의 분광분포와 녹색 기물에서 반사되는 빛의 파장에 가장 민감하며 빛의 좀 더 짧은 파장(파란색 계열)에 반응한다.  자연스럽게 우리는 계절을 구분하는 것 같지만 인간의 눈이 볼 수 없는 색 중 많은 수가 녹색 파장의 범위에 위치해 있으며 가을의 얼룩덜룩 조화를 이루는 녹색과 빨간색, 노란색 등의 변화에 따라 우리는 계절을 구분하는 것이다.  

김제시의 자생식물원이 자리하게 된 것은 불과 5년이 채 안되었다.  기후변화에 대응한 향토·자생식물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관리되도록 특화된 사업으로 화목원과 생명원, 수생원과 들꽃원, 관목원, 학습원, 버드나무원, 희귀 식물원, 테라 피원 등 7개의 테마원이 자리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오색의 꽃향기를 감상할 수 있는 화목원과 약효성분을 함유하는 식물종을 도입해 생약의 우수성과 생명의 신비를 학습할 수 있는 생명원, 저수지를 활용한 생태습지원에는 녹색이 가득하다.  사람은 24시간을 산다. 아침에 호르몬이 증가하고 저녁에는 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저녁에 최저점을 찍는다. 이런 자연순환을 일주기의 리듬(Circadian)이라고 부르는데 영어단어는 하루라는 듯의 라틴어에서 온 것이다. 

습지에 연뿌리가 있는 것으로 보아 여름에도 연꽃의 물결이 이곳을 채울 것이라고 상상해본다. 내가 머무는 곳이 나를 움직이는데 공간이 우리 몸과 마음의 행복을 좌우한다고 한다.  

김제 지평선 자생식물원의 안쪽까지 걸어오니 사랑을 가득 품은 것 같은 여인의 모습이 작품으로 만들어져 있다. 우리의 뇌와 몸에는 회로가 있는데 그 회로가 햇빛과 만나면 사람의 기분과 스트레스 반응과 리듬, 면역세포가 감염과 싸우는 방식을 변화시킨다고 한다. 지평선에 해가 넘어가는 상징의 도시 김제의 자생식물원을 만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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