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Feb 05. 2020

관조하듯이 보다.  

통영 세자트라 숲 RCE의 겨울

조언을 할 때 때론 냉정하게 그냥 말할 때가 있다. 사실을 직시하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이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연인이나 짝일 경우 사소한 것에서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을 그의 뒤나 옆에서 잡아내는 것은 바로 3인칭의 시선이다. 어떤 장면을 보고 눈앞의 대상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격리시켜 보는 것을 관조하고 한다.  

올해 겨울 들어 한파가 왔다고 하지만 통영의 겨울은 따뜻하기만 했다.  한반도가 그렇게 크지 않다고 하지만 남쪽까지 내려오면 확실히 온도가 올라가는 것이 느껴진다.  

통영의 겨울이지만 세자트라 숲 RCE는 사람도 안 보이고 관조라는 것을 확실하게 느껴보게 할 수 있는 곳이다. 관조란 기본적으로 자기 자신과는 무관한 제삼자의 눈으로 무언가를 바라보는 것이다.  관조하는 마음의 눈과 관련되어 보면 자기 반영적 시선만이 풍경의 시선이 될 수도 있다.  

2020년에는 통영 RCE세자트라 숲이 오는 12월까지 ‘세자트라 숲 동·식물 컬러링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관조하듯이 통영의 겨울바다를 쳐다보면서 터벅터벅 걸어서 생태숲도 돌아본다. 

좀 더 희망적인 미래를 꿈꾸면서 걸어보는 것이 좋기는 하다.  하루하루가 소중한 때에 같이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  

산책로 끝에 자리한 건물로 들어가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온다. 크지는 않지만 도서관도 조성이 되어 있어서 양서를 읽으면서 변화에 대처해볼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다시 심화되기 시작한 부와 자본의 불평등을 방대한 자료를 통해 입증함으로써 큰 충격을 안겨준 책 불평등을 넘어라는 책이 눈에 뜨인다.  저자는 ‘기회의 불평등’과 ‘결과의 불평등’ 개념으로 재분배의 근본적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는데 극심한 결과의 불평등보다는 능력주의와 성공신화를 부추기고, 부의 몸집을 키우는 데 집중해 기회의 평등이나 재분배는 소홀히 한 결과를 가로 읽어볼 수 있다. 

세자트라 숲의 컬러링 지는 세자트라 숲에 서식하는 동물과 식물을 주제로 해서 달력 형식으로 제작됐으며, 체험지는 1·5·9월에 각 4장씩 공개돼 총 12장으로 구성됐다.

세상은 관조하듯이 보아야 할 것이 있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같이 바라봐야 할 것이 있다. 관심을 가지는 것은 그만큼 같이 가고 싶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올해 운영되는 세자트라 숲의 프로그램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주 화~토요일 마련되며 세자트라 숲 방문객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체험비는 무료이고, 오는 12월 31일까지 프로그램이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컬러링 체험지 12장을 모두 모으면 2021년 1월 선물을 증정한다고 하니 선물을 받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올해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2021년을 이야기하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울림 있는 시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