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r 24. 2020

금강 (錦江)

한국에서 세 번째로 긴 젖줄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미세먼지를 비롯하여 물이 맑아지고 심지어 미세 플라스틱의 농도까지 낮아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로 인한 문자를 받아본 기억이 거의 없다. 대부분 맑은 하늘이 열리는 하루를 보내게 될 것이라는 기상예보를 보았다. 지구 상에서 가장 지적인 존재라고 자칭하면서 모든 자원을 독점하다시피 하며 인위적인 변화를 가해왔다. 지구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 인간과 코로나 19중 어떤 존재가 더 해악적으로 보일까. 물론 필자는 인간의 편에 서 있다. 

충청도나 대전에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금강이 우리 지역에서 시작한 물줄기라고 생각하지만 금강의 시작은 전라북도 장수군(長水郡) 장수읍(長水邑)에서 발원하여 시작된다. 그렇게 멀리멀리 물줄기가 돌아 갑천, 유등천, 적벽강, 백마강, 충청남도 부강에 이르러 미호종개가 서식하는 미호천(美湖川)과 합류하여 공주와 부여를 지나 강경에서 서해로 흘러들어 간다. 강경의 하구가 넓고 깊기 때문에 하항(河港)의 발달과 내륙수운 이용되기도 했지만 서천과 군산을 이어주는 금강하구둑이 만들어지면서 옛 모습은 사라졌다. 신탄진과 같은 수많은 나루터가 있었으며 백제시대에는 수도를 끼고 문화의 중심지를 이루었으며 일본에 문화를 전파하는 수로가 금강에 있었다. 

금강의 상류로 올라와보았다. 금강의 상류를 이루는 곳은 무주로 금강의 상류인 덕유산의 식물 군락은 고도에 따라 신갈나무·떡갈나무·단풍나무·신갈나무 순이고, 식물상은 한국 온대 아구계를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서식하는 어류는 10과 21 속 41종이 보고되었는데, 버들치와 피라미가 우점종을 차지하고 그 가운데 감돌고기·어름치·금강모치·구구리·돌상어 등은 우리나라 특산어종이라고 한다.

살면서 무주의 부남면은 처음 와보았다. 부남면을 흐르는 물은 금강 상류에 해당하는 부남천으로 물줄기를 따라가다 보면 적지 않은 아름다운 풍광이 연출되는 곳을 볼 수 있다. 

금강의 물길이 오랜 시간 만들어낸 길을 무주 금강 벼룻길이라고 하는데 무주군 향토문화유산 제1호로 지정이 되어 있다. 벼룻길은 강가나 바닷가의 낭떠러지로 통하는 비탈길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금강변의 마실길은 3개의 명소 구간으로 이어지는데 거점처는 금강 벼룻길이라고 한다. 무주군 부남면 대소마을에서 굴암리 율소 마을의 첫째 구간 금강 벼룻길을 비롯하여 둘째 구간 금강 잠두길, 셋째 구간 요대 강변길이 남아서 풍경을 간직한 채 길손을 맞고 있다. 

오래전에 금강은 유황(流況)이 대단히 불안정하여 단기간의 홍수 유출량이 총 유출량의 약 70%를 차지했었다. 대도시로 성장하는 대전과 청주, 천안의 유량을 확보하기 위해  신탄진 부근에 대규모 다목적댐인 대청댐이 80년에 건설되면서 도시의 상수원으로서의 역할도 하지만 새로운 생태가 만들어졌다.  1990년에는 금강하구둑이 건설되어 금강은 수자원으로서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었는데 이후 새만금 방조제의 건설로 또 한 번 금강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부남면에 복원이 되어 있는 만석당은 2018년에 준공이 된 것으로 '무주부남디딜방아액막이놀이'를 후세에 전승. 발전시키기 위해 건립된 것이다. 1750년경 마을의 무병장수와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비 정기적으로 행해왔던 것을 부녀자들이 중심이 되어 정기적인 향촌제 형식의 마을 축제로 승화. 전승하고 있는 전통 민속놀이다. 2010년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41호로 지정이 되었다. 디딜방아는 옛 농기구 중 하나로 알곡과 가루를 내는데 쓰였다. 

구리향천(九里香川, 34㎞), 정자천(程子川, 30㎞), 갑천(甲川, 57㎞), 남대천(南大川, 44㎞), 봉황천(鳳凰川, 30㎞), 미호천(美湖川), 웅진강(熊津江), 대청호(大淸湖)등은 모두 금강없이 존재할 수가 없다. 금강은 금강은 ‘깨끗한 물’과 ‘나룻배’, ‘잔잔한 바람’ 등의 소재로 시화(詩化)되고 있듯이 경치가 좋은 곳이라고 옛 사람들도 생각하고 있었다.  사회가 변하면서  일제강점기에 금강의 맑은 강물이 탁류로 변하는 과정은 우리 민족이 일본의 압제 속으로 전락하게 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 작품 채만식의 탁류에서는  간과될 수 없는 것은 생명의 모태로서의 존재로 그려진다. 

왜 부남면에 천문대가 만들어져 있는지 잠시 생각해보았는데 무주의 반딧불축제가 있을 정도로 맑은 하늘 덕분일 것이다. 도시에서는 보지 못하는 것들을 한적한 곳에서 바라보면 조금 더 명확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금산의 인삼, 옥천과 영동의 포도, 괴산의 버섯, 한산의 모시, 부여의 홍삼, 청양의 구기자, 연산의 오골계(烏骨鷄), 연산의 대추, 무주사과 등 모든 특산물은 금강수계의 물을 먹고 만들어지는 것들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마음의 고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