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짓다.

구미 여행에서 만난 한 끼의 의미

요즘 운동을 많이 못해서 그런지 몰라도 그렇게 컨디션이 좋지만은 않다. 자기가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먹을 한 끼를 온전히 자기의 힘으로 차려본 사람은 그 과정이 자존감을 높여 주고 살아가는 힘을 준다는 것을 안다. 쌀을 살 수 있는 돈을 버는 것과 자신이 직접 쌀로 밥을 짓는 것과는 의미가 다르다. 밥을 짓다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구미의 음식점도 있다. 건강하게 한 끼를 먹어볼 수 있도록 밥을 짓듯이 내놓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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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의 내부는 정갈하면서도 곳곳의 여백에 작품이 걸려 있었다. 주로 풀과 자연과 관련된 작품들이 눈에 뜨였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는 끝이 없기에도 재미가 있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음식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중요한 음식이지만 때로는 너무나 가볍게 소모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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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하다 보면 욕심이 생기는 것 중에 하나가 식기와 칼과 요리를 하는 공간이다. 무척이나 중요하면서 여러 번 강조해도 모자랄 정도로 의미 있는 곳이다. 보통 쉽게 하는 질문 "밥은 먹었어? “, 그것은 사람이 사람에게 전하는 배려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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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좋아하는 지인과 먹거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겨한다. 인간의 한 끼를 위해 다른 생명의 희생은 전제되며 가속화되는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그 희생은 전 인류적 재앙의 원인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밥을 짓는 것은 삶에 지칠 때면 온기를 전하는 사랑의 기억을 끄집어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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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에는 조화가 필요하다. 조화를 통한 밥상은 밥 짓는 일이 삶의 메커니즘에서 중요하기도 하지만 모든 생명체가 조화로운 착한 밥상의 미래를 생각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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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겨난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마비되는 상황에서 잘 사는 일은 결국 삶의 모드를 바꿔줄 밥상의 시작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점점 더 고독하게 늙어가는 인류와 점점 더워지는 지구와 생각지도 못한 바이러스가 일상을 바꾸어놓는 지금 밥을 짓는 일의 중요성을 되새겨봐야겠다. 들깨를 넣은 진득한 미역국에 에너지가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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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하고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구미시립중앙도서관앞에 자리한 우호의 정원을 돌아본다. 지금 구미시립중앙도서관은 잠정 운영이 중단되어 들어갈 수는 없지만 우호의 정원에서는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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