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pr 14. 2020

사람과 사람 사이

4월 좋은 날 장동 걸어보기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문득 페스트가 휩쓸었던 유럽의 과거를 상상해보았다. 건강하던 건강하지 않든 간에 나이가 많고 적음과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의 생명을 위협했던 치명적인 질병이었던 페스트 앞에서 사람들의 공황 상황은 어떠했을까. 일부 차이는 있지만 기저질환이 없다면 그나마 사망률이 높지 않은 코로나 19만으로도 이렇게 일상의 지진이 일어나는 시기와 비교하기도 힘들다.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위협이 되는 것이 요즘의 분위기다. 

공원과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은 폐쇄가 되는 곳이 적지가 않지만 개방된 공간은 코로나 19 확산 예방을 위한 한 행동을 지켜주면서 방문하기를 권하고 있다. 장동산림욕장 역시 코로나 19 감염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과 2미터 이상 거리두기, 우측통행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기를 권하는 곳이다.  

매년 이곳과 저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대덕구를 대표하는 계족산에는 맨발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그 행사 역시 취소하고 코로나 19 심각이 내려올 때까지 숲 속 음악회 공연 역시 연기를 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질 때 친근함뿐만이 아니라 많은 것을 공유한다. 좋은 것만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안 좋은 것도 때론 공유하게 된다. 몰랐던 것을 알기 때문이다. 특히 연인과의 관계에서는 그 과정을 반드시 거치게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요즘의 분위기는 새롭게 만들어가는 관계는 자제하자는 것이다. 코로나 19는 선택적으로 정말로 중요한 사람과의 관계만 유지하는 사회를 만들고 있다. 굳이 필요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한 관점을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대전의 계족산 하면 대전 기반의 주류회사에서 만든 황톳길이 유명한 곳이다. 사람은 신발을 신고 걷는 것보다 맨발로 걷는 것이 건강에는 더 좋다고 한다. 약 0.05㎜의 입자 크기는 풀 종류의 식생(植生)이 살기에 가장 적합한 것으로 밝혀진 황토는 주로 실트 크기의 입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탄산칼슘에 의해 느슨하게 접착되어 대개 균질하고 층리가 발달되어 있지 않다. 

자연과 그냥 자연스럽게 피부와 피부로 만나는 것이 황톳길이다. 실제 맨발로 걸어보면 몸의 체중을 받쳐주는 발의 아치구조가 자연스럽게 땅에 맞닿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결국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이 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무엇이 있었는지 곰곰이 생각되는 시간이다. 봄날 햇볕 같은 따뜻함만이 있어서는 안 되고 가을 서리 같이 단호함만으로도 안 된다. 두 가지를 모두 같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람의 삶은 발버둥 쳐봤자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사이를 오고 가는 운명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할 수 있는 시간을 활용해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옮기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야은 길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