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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19. 2020

꽃이 머물다.

고령 중화리에서 가볍게 돌아보기

유명하면서 누구나 가고 싶은 유명한 여행지보다 가까운 곳에서 가볍게 산책하듯이 돌아볼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요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곡우를 지나 다음 주 부처님 오신 날부터 어린이날까지 연휴가 시작되는데  이때 작년만큼은 아니지만 적지 않은 사람들이 국내여행을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다음 주면 생활 방역이 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5월 5일까지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고령의 중화리는 중화갑이라고도 부르는데 화갑(花甲)은 봄이면 진달래꽃이 온 산을 뒤덮어 화산이라 불린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미숭산(美崇山)[734m] 기슭에 자리 잡은 산촌 마을로 서쪽은 미숭산과 문수봉, 북서쪽은 사월봉(四月峰)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에는 수변생태공원과 둘레길이 조성이 되어 있다. 조용한 곳이어서 중화리에 거주하시는 분들에게 산책로로  사랑을 받는 곳이다. 

고령을 대표하는 미숭산 자연휴양림도 봄꽃이 만개해 있지만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가까운 곳에 만들어져  있는 생태길과 공원을 찾는 것이 더 편하다. 저수지만 있었는데 저수지 주변으로 생태공원과 데크길을 만들면서 주민들의 건강을 챙겨주는 힐링공간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이다. 

중화리에는 불맷골·송잇골, 도장골·짱개울·혼죽골, 남쪽에 까칫골·반죽골, 북쪽에 문턱골, 둔덕에는 치바웃골·들박들·무른들·밋골·붕들 등의 골짜기가 빼곡하게 있다. 주산업은 농업이며  앞에 보이는 저수지는 중화저수지다. 한자로는 내곡(內谷)으로 표기한 지역도  있는데 이는 신라 진흥왕이 대가야를 정벌한 뒤 상황을 살피기 위해 이 마을에 ‘납시었다’고 하여 나실로 불리던 것이 변한 이름이라고  한다. 

중화저수지의 옆으로 조성된 데크길로 호젓하게 걸어본다. 요즘에는 멀리 납시는 것보다 가까운 곳에 납시어 운동도 하고 마음속의 갑갑함도 털어보는 것도 좋다. 

공원과 인접한 마을의 한켠에는 4월에 만나볼 수  있는 아름다운 튤립도 볼 수 있다. 

꽃이 지천에 피어 있다는 의미의 화갑의 계절이지만 이는 사람에게도 적용이 된다. 한국에서 육십갑자의 갑이 돌아와서 회갑이라 하고 그 이듬해를 화갑(華甲)이라고도  부른다. 꽃화(花)와 빛날화(華)이지만 華역시 꽃이라는 의미와 아름답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올해는 멀리서  아름다움을 찾는 것보다 주변에서  아름다운 것을 찾고 그 속에서 평온함과 빛이 나는 의미를 되돌아봐야 할 때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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