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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4. 2020

산제 혹은 탑제

장동 산디마을

내가 어디에서 출발하고 어디쯤을 통과하고 있으며 종점이 어딘지 알려주는 이정표가 항상 따라다닌다면 삶은 참 편해질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편해진 만큼 그것을 생각하지 않기에 사색할 필요도 없고 머리도 멈추게 된다. 그렇지만 여행을 갔을 때 지점을 알려주는 것은 도움이 된다. 장동산림욕장의 입구의 황톳길에서 산디마을로 가는 길에는 여러 볼거리가 있다. 산디마을에는 캠핑장이 조성이 되어 있는데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이용이 뜸한 상태이다. 

어릴 때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장동하 면 대전 속의 다른 지역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곳이었다. 미군이 많이 이곳에서 근무할 때는 이곳에서 살던 사람들도 조금 독특한 분위기가 있었다. 지금은 대전에서 힐링을 할 수 있는 곳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주말에는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평일에는 거의 이용하는 사람들은 눈에 뜨이지 않는다. 계족산을 등산하는 분들만 가끔씩 눈에 뜨인다. 장동 산디마을은 민속제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산디마을은 대전의 동쪽에 위치한 계족산과 계족산성 아래 깊숙한 곳에 아늑하게 자리한 산촌으로  마을 어귀를 향해 흐르는 개울 주변에 숲이 우거져 있고, 이 숲 속 좌우에 쌍탑이 있어 할아버지탑과 할머니 탑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좌측으로 가면 산디마을로 들어갈 수도 있다. 산디마을의 탑재는 1998년 7월 21일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제5호로 지정되어, 보존·전승되고 있다. 제사는 할아버지탑제부터 지내고 뒤에 할머니탑제를 지내며 두 곳 모두 서로 다른 제물을 쓰되 제의 과정은 동일하다. 

이곳에 옥천 전씨가 모여 살았던 모양이다. 그들의 세거지를 알리는 비가 세워져 있다. 옥천 전씨(沃川全氏) 시조 전학준(全學俊)은 전섭(全聶)의 23 세손이다. 그는 영동정(領同正)을 역임했으며, 그의 5 세손 전유(全侑)가 고려 때 밀직부사(密直副使), 판도판서(版圖判書), 상호군(上護軍) 등을 지내고 관성군(管城君)에 봉해졌다

산디마을 캠핑장에서 안쪽으로 들어오는 길에는 옆에 걸어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만들어져 있는데 옆으로는 천이 흐른다. 

역사는 짧으나 마을 주민 신앙의 구심체로서 매년 격식 있게 탑제가 거행되고 있어 민속전통의 보존이라는 면에서 의의가 크다고 한다.  할아버지탑은 높이가 약 2.3m 정도이고, 서쪽으로 30m쯤 떨어져 있는 할머니탑의 높이는 약 1.8m이다 금줄이 둘러쳐 있는데 마을을 하나로 모아주는 역할을 하는 돌탑이다. 산디마을의 제사비용은 풍장꾼들의 지신밟기 걸립으로 마련하며, 문화재로 지정된 뒤부터는 행정관서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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