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품다.

안동 권 씨의 유회당

회(懷)라는 한자의 의미가 좋다. 품다 혹은 마음, 길들이다는 의미가 있다. 대전의 중심이었던 회덕의 회가 이 한자를 사용하지만 일제강점기에 대전역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재편되면서 지금의 회덕 지역은 낙후된 지역이며 소득 수준이 낮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여 살게 되면서 옛 가치는 잊혀갔다. 옛 회덕 지역은 대덕구의 대부분의 영역에 걸쳐 있는데 공간적으로 보면 고속도로나 철도, 조차장 등 도시에서 필요하지만 공간개발에는 제약이 따르게 된다. 덕분에 일부 아파트를 제외하고 대덕구의 아파트들은 매우 안정적인(?) 가격이 30년이 넘게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어서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대도시의 자치구이지만 대형마트가 한 곳도 없으며 대기업이 골목상권을 거의 침해하지 않는 청정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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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도 안쪽으로 들어가 있는 유회당은 유회당은 권이진(1668∼1734) 선생의 호를 따서 지은 건물과 그에 소속된 재실이다. 앞서 소개한 회를 붙인 유회(有懷)라는 뜻은 부모를 간절히 생각하는 효성스러운 마음을 늘 품고 싶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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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오자마자 나오는 연못은 별당이 보여주어야 하는 여유가 있다. 돌아서 갈 수도 있지만 돌다리를 건너가도록 만들어두었다. 모든 성씨의 출발점은 있지만 안동권 씨는 안동에서 시작을 했다. 고려를 건국하는데 결정적인 병산 전투에서 공을 세운 장정필, 김선평, 권행 이 세 사람을 삼태사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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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태사에서 태사는 정 1품 명예직을 뜻한다. 권행은 경주 김 씨였지만 견훤이 신라 경애왕을 자살하게 한 데 대해 분개하던 중 태조 왕건을 도와 고창에서 견훤을 크게 물리쳤다. 병산 전투에서 김행의 공을 크게 여긴 왕건은 김행에게 수훈이 크다 하여, 능병기달권 즉, “기미에 밝고 정세를 밝게 판단해 권도에 통달했다”라고 하며 권 씨 성을 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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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가끔 올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저 나지막한 언덕에 자리한 나무는 참 멋스럽다. 우리는 교육을 할 때 말의 의미를 얼마나 중요하다고 듣고 있을까.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말로 가장 가까운 사이이기에 말로서 상처를 입히기가 쉽다. 더불어 말을 해야 할 때 더불어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더불어 말하지 않아야 할 때 더불어 말하면 말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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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대에 높은 관직에 있었던 권이진의 저서로는 『유회당 집』이 있다. 시호는 공민(恭敏)이다. 1695년 함평현령(咸平縣令)·전라도도사, 정언·홍문관 수찬을 두루 역임하였지만 이때 김춘택(金春澤)의 전횡을 방관한 죄로 파직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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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기본은 심성과 말, 사람을 대하는 태도일 것이다. 그러고 나서 글을 배우고 숫자의 의미를 깨닫는다. 남들보다 빠르게 글을 쓰고 사칙연산을 하는 것이 기쁠 수도 있지만 바른길로 걸어가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먼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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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정문으로 들어오면 먼저 보이는 유회당으로 올라와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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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식물을 바라볼 때 뇌에서 안정감을 주는 알파파가 증가하므로, 우리 마음을 병들게 하는 정서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매우 자극적인 색깔들도 있고 마음에 드는 색도 보지만 무엇보다도 짙은 식물의 녹색만 한 것이 없다. 아이들과 함께 와서 색깔 교육과 함께 색의 의미와 권이진이 건물의 이름으로 사용했던 유회(有懷)를 설명해주며 대전의 옛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이 좋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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