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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8. 2020

사천(泗川) 볶음밥

인류의 문명과 음식문화를 바꾼 불

모든 중국요리는 불이 없이 조리할 수가 없다. 중국요리의 기본은 불맛이 담겨 있다. 우리는 아주 쉽게 불을 이용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저렴하게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편이다. 불과 관련된 대표적인 전설은 그리스 신화의 프로메테우스다. 미래 깨달은 사람 혹은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프로테우스는 불을 인간에게 가져다줌으로써 자신이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을 사랑해서 불과 문명을 가져다주었을 뿐만 아니라 생존 수단 이외의 모든 예술과 과학을 주었다. 

비가 내리는 날 경남의 항공도시 사천을 찾았다. 길가에 피어 있는 꽃을 보니 불맛이 담긴 음식이 먹고 싶어 졌다. 에피메테우스는 프로메테우스의 동생이었는데 모든 존재에게 능력을 부여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가장 나중에 만들어진 인간에게 줄 것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형에게 부탁하니 프로메테우스는 가장 강력한 불을 인간에게 주었던 것이다. 제우스는 이에 판도라를 에피메테우스에게 보낸다. 좋은 재능은 모두 만물에게 부여하고 남은 것을 담아놓은 상가가 판도라의 상자다. 판도라는 이 상자를 열게 된다. 

인간의 세상에서 물은 상당히 중요했는데 대홍수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으면서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에피메테우스와 판도라 사이에는 휘라라는 딸이 태어났는데 데우칼리온의 아내가 되었고 이들이 대홍수에서 살아남아 인류의 조상이 되었다고 한다. 

사천의 오래되어 보이는 중국집을 찾았다. 이곳은 경남 사천에서 68년의 역사를 가진 중국집이라고 한다. 중국집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오래되어 보이는 물건들이 적지가 않았다. 내부에는 중국에서도 유명한 다양한 차들도 있는데 불로 볶아서 만든 음식과 차는 궁합이 잘 맞기도 한다. 

삼선볶음밥을 주문해보았다. 어릴 때는 볶음밥보다는 조금 더 비싼 삼선볶음밥을 먹고 싶었던 기억이 난다. 삼선이라는 단어가 앞에 붙음으로 아주 약간의 고급진 느낌을 부여한다. 삼선이라고 하는 것은 해삼, 계란, 오징어등 세 가지의 특별한 식재료가 더해졌다는 의미가 아닐까.  

중화요리는 얼마나 불을 잘 다루느냐에 따라 맛이 확연히 달라져 불과의 싸움이라고도 하기 때문에, 뛰어난 중화 요리사는 강한 화력으로 순간적으로 볶아내는 것을 최고로 삼는데 중국에서는 얼마나 볶음밥을 잘 만드는 가를 요리사 실력을 테스트하는 방법으로 삼는다고 한다. 

잘 기억해보면 볶음밥에 계란이 올라가는 방식도 조금 달라졌다. 1997년 외환 위기 이전에는 볶음밥에 계란 프라이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후 계란 프라이가 들어가는 경우가 드물어지고 달걀 전체를 스크램 블하여 밥과 볶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지금도 계란 프라이가 얹어져서 나오는 중국집들도 간혹 있다. 

사천시는 생활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덜어 먹기가 가능한 도구를 비치하며, 종사자 마스크 착용 등을 준수하는 코로나 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안심식당'을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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