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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19. 2020

애신의 소통

서신으로 보는 즉시 답신하시오. 

코로나 19로 인해 집에서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잠시 쉴 때 TV를 볼 때가 있다. 요즘에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신미양요(1871년) 때 군함에 승선해 미국에 떨어진 한 소년이 미국 군인 신분으로, 자신을 버린 조국인 조선으로 와 주둔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미스터 선샤인이 재방송되고 있었다. 재방송으로 다시 보니 그 결이 조금은 달랐다. 시대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사랑과 사람 이야기가 있었지만 그 속에는 소통이 있었다.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 약속의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개인적으로 약속의 무게를 무척이나 중요하게 생각한다. 타인과의 약속을 쉽게 생가하는 사람은 자신과의 약속에서도 쉽게 생각한다. 어떤 것을 하고자 생각했지만 실제 실행하는 비율이 낮다. 시간은 그냥 지나갈 뿐이고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나고 보면 나이만 먹게 된다. 머리는 차갑지만 가슴은 뜨겁게 사는 사람에게는 실망이 없다. 머리가 뜨겁게 살고 가슴이 차갑게 사는 사람들도 많다. 즉각적인 반응은 좋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것에 결과가 없다. 그럴듯하지만 뭐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 

드라마 속에서 머리 검은 외국인 유진 초이는 딱 그런 인물로 그려졌다. 조선이 어떻게 되는 상관없는 방관자의 눈으로 바라보지만 바로 앞에서의 당하는 조선인을 차마 외면하지 못했다. 차갑기에 다정했고 이방인이었지만 이기적인 배려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절제된 분노가 어떤 것인지 아는 캐릭터로 그려졌기에 더 따뜻하게 보였다. 

2020년 12월의 대한민국은 딱 이런 분위기일 것이다. 거리에 사람이  많지 않지만 온기가 바로 전달되지 않는 붉은 노을과 황량해 보이지만 길거리에는 일상 시대의 낭만이 남아 있는 것만 같다. 사내들은 시시했고 어차피 피었다 질 꽃이면 제일 뜨거운 불꽃이고 싶었던 애신은 소통과 약속의 가치를 아는 여자로 그녀가 시시하지 않은 남자를 만난 건 한성에 첫 가로등이 켜지던 순간이었다.

논산 선샤인 랜드에 불은 켜져 있지만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이 불행해지려고 만나지는 않는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지금의 생활수준이 유지가 되던지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어야 한다. 좋을 때는 한 없이 좋다. 이혼사유 중에 가장 큰 것이 성격차이다. 좋았을 때는 성격의 차이가 덮일 수 있어도 생활수준이 좋아지지가 않으면 그 티클이 바위처럼 서로의 사이를 가로막는다. 

두 사람이 하나의 이유를 향해 살아갈 수는 있다. 그렇지만 둘이 같은 방법으로 향유할 수는 없다. 소통은 그렇게 두 사람과의 사이에서 시간과 이해를 가지고 가야 잘 만들어진다. 머리는 차갑고 가슴이 뜨거운 사람은 실수가 드물다. “나란히 걷는다는 것이, 참 좋소! 나에겐 다시없을 순간이오, 지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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